‘봄의 전령사’가 가져다 준 작은 행복

겨울의 긴 터널을 지내고 나니, 어느 새 찬란한 봄이 꽃과 함께 찾아왔다. 겨울 추위만큼이나 극심했던 겨울 가뭄도 최근 내린 단비 영향으로 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니, 그저 자연 섭리에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 주말인 17일에는 남도의 대표 축제인 구례 산수유꽃 축제와 광양 매화축제가 동시에 열렸다. 봄꽃 가운데 가장 먼저 피는 것으로 알려진 산수유꽃은 지리산 자락을 노랗게 물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 마을과 지리산온천관광지 일대에서 펼쳐지는 산수유꽃 축제에는 휴일인 18일까지 이틀간에 걸쳐 전국에서 수 만여명에 달하는 상춘객들이 모여들어 봄꽃의 향연을 만끽했다.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개막된 광양 매화축제 역시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고 남도꽃축제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는 30일에는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와 다음달 6일 순천만정원 봄꽃 축제, 섬진강 벚꽃길 축제 등이 연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꽃으로 물든 남도산하에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봄나들이객 손님맞이로 여념이 없을 듯 하다.

여기다 이달들어 봄비를 재촉하는 단비가 잦아지면서 겨울 가뭄에 시달렸던 전남도내 일부 섬 지역에는 제한급수 등의 조치가 조만간 풀려 생활불편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완도 보길도와 노화도는 그동안 이틀 급수, 엿새 단수조치가 이뤄졌으나 단비 영향으로 점차 완화될 조짐이다. 이처럼 남도를 찾아온 봄은 사람들에게는 싱그러운 꽃 향기를, 건조한 대지에는 단비를 내려 자연의 고마움을 느끼게 했다.

온 나라가 미투 갈등,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수사, 남북한·미국간 대화국면 등 난제들이 얽힌 이 시국에 봄의 전령사인 꽃과 단비가 국민화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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