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을 만났으나 성과 없이 끝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 회장과 노조는 19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조사무실에서 1시간 30분 가량 비공개 면담을 했다. 산업은행은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로부터 자본유치가 불가피함을 강조한 반면 노조는 해외 매각은 안 된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이런 와중에 금호타이어 일반직 1천500명은 이날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관심을 모았다. 일반직 대표단은 대내부적으로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참여 인원(응답률 71.5%)의 97.3%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일반직 대표단은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영업망 붕괴 및 정상적 영업활동 불가, 유동성 부족에 의한 생산 활동 제약, 중국 및 미국 공장 파산, 완성차업체 등 고객의 신뢰 상실로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특히 해외자본 투자유치가 회사를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아니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지금은 차선의 선택인 만큼 해외매각을 반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도 주장했다.
해외매각 이후 고용 불안정과 기술유출에 따른 이른바 ‘먹튀’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해외자본 유치에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고용보장 약속과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를 요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현명한 자세라고도 했다.
대표단은 21일 광주공장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노조에 일반직의 입장을 전달한다. 노조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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