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으로 옮겨붙은 IT 마케팅 전쟁

KT, IoT로 구장 미세먼지 관리…SKT, AR 앱으로 재미 ‘업’

놓친 장면 찾는 U+프로야구 앱 인기…게임업계도 가세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이동통신3사의 마케팅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연합뉴스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하면서 통신, 게임 등 IT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프로야구는 한 해 800만이 넘는 관중을 불러모으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만큼 홍보 효과가 뛰어난 데다 최근에는 고가 요금제 유치 등 실제 영업 활동에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양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룹 차원에서 구단을 보유한 통신 3사는 특히 프로야구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이들의 야구 마케팅은 구장에 사물인터넷(IoT), 5G, 증강현실 등 첨단 ICT를 적용해 관중이 기술력을 체감하게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KT는 올 시즌 kt 위즈의 수원 홈구장에 IoT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을 도입했다. IoT 기반의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장 내 8곳에 설치해 실외 공기 질을 실시간으로 측정, ‘미세먼지 나쁨’으로 예상되면 경기 개시 3시간 전 10분 동안 드론과 스프링클러로 인공강우를 살포한다. 경기 중에도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공조기를 작동한다.

구단 공식 앱 ‘위잽’을 통해서는 스마트티켓 발권부터 실시간 중계, 이용자 동선에 맞춘 입점 매장 할인 정보, 관중석까지 음식을 배달해주는 스마트 오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구장에서는 NFC(근거리 통신) 태그를 삽입한 팬용 유니폼도 판매한다. 스마트폰을 유니폼에 접촉하면 선수 소개, 미공개 사진과 영상, SNS를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시즌 선보인 증강현실(AR) 기반의 무료 앱 ‘플레이 어드벤처’를 새로운 선수진과 작년 기록을 반영해 업그레이드했다. SK와이번스 홈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이 앱은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AR 게임과 실시간 중계를 제공한다.

지난 24일 SK와이번스 개막전 시구에서는 자율주행차와 홀로그램 인공지능(AI) 아바타가 활용돼 눈길을 끌었다. 시구자가 자율주행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구장 내 구축된 5G망을 통해 구장 외야의 전광판으로 생중계됐고, 차 안에서는 AI 아바타가 시구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는 대표 비디오 콘텐츠인 ‘U+프로야구’를 개편해 콘텐츠 강화에 집중했다.

TV 중계에서는 볼 수 없는 ‘포지션별 독점 영상’, 실시간 중계 중 ‘득점장면 다시보기’ 기능을 강화했고, 앱과 똑같은 화면을 TV로 볼 수 있는 ‘TV로 크게 보기’ 기능을 추가했다.

광고 모델로는 야구 선수 출신 배우 윤현민을 기용해 TV와 신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U+프로야구는 작년 3월 업그레이드해서 선보인 후 6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도 개막 후 이용자가 전년 대비 두 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말 출시한 속도·용량 제한 없는 데이터 요금제와 맞물려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사 입장에서 프로야구 시청은 데이터 소모량이 많아 대용량 고가 요금제 유치에 효과적이다. 야구 한 경기 시청에는 평균 3.6GB의 데이터가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야구 시즌이 개막하면 요금제 변경을 문의하는 고객이 늘어난다”며 “고가 요금제 유치 경쟁이 치열한 요즘 프로야구는 고객 수요를 끌어내는 기폭제가 된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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