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업! 재도약을 준비하자

광주 광산업! 재도약을 준비하자

<김성진 호남대 교수>
 

지난 2월 28일 광산업에 대한 정부지원의 법적·제도적 기반이 되는 ‘광융합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광융합산업진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총 참석 국회의원 197명 중 190명의 절대다수 찬성으로 의결됐다. 광산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광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광융합산업진흥법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지역 국회의원, 광기술원, 광산업진흥회 등 많은 사람과 관련 기관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었다. 열정적인 노력과 헌신에 박수를 보낸다.

광산업은 광주를 대표하는 산업 중 하나다. 광주 광산업은 지난 2000년부터 지역전략산업으로 육성되기 시작하여 이제는 지역 3대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8년 동안 광산업은 1조원 이상의 정부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였다. 광통신의 경우 한때 세계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은 적도 있다. 그리고 광주의 광산업도 1999년 47개이던 업체수가 2013년 360개까지 7배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천100억원에서 2조7천억원으로 25배 가까이 성장하였고, 종사자수는 1천900명에서 8천500명으로 4배 이상 증가하였다. 광기술원과 광산업진흥회의 설립으로 연구 및 지원 인프라가 구축되고,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지원 서비스가 강화된 것이 이러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 결과 광주 광산업 육성정책은 지역산업 육성사업 중 성공사례로 평가받아 2011년 9월 지역발전 주간행사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이후 광산업은 후퇴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광산업 전체가 정체되었고, 광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광주의 광산업 기업수는 276개로 줄었고, 종사자수는 7천500여명으로 2013년보다 1천명이 감소하였고, 매출은 2조3천억원으로 2013년보다 4천억원이 줄었다.

잘 나가던 광산업이 정체된 이유를 살펴보면 몇 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기업들이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대처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광산업은 빛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제어하고 활용하는 분야로 특성상 전자·기계·통신 등 다른 분야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성능을 고도화해야 한다. 그런데 광통신과 LED 중심의 성장전략이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12년 지역진흥사업의 종료로 정부의 재정지원이 중단된 것도 한몫을 하였다. 매년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지원된 수백억원의 자금이 축소되다 보니 기업들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광주시도 시장이 바뀌면서 자동차 등 다른 산업분야에 지원을 집중하다 보니 광산업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다.

이렇게 광산업 전반이 침체되고 있는 시점에서 광융합산업진흥법 통과로 광산업이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법제정으로 광융합기술은 지역산업을 넘어 국가산업의 핵심 기반기술이 될 것이다. 광주도 자동차와 에너지신산업 등 지역주력산업이 광기술과 융복합해 미래 신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광산업은 물리학, 광학, 화학 등 다양한 자연과학 분야와 전자공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화학공학 등의 응용기술 분야에 원천적으로 기반을 두고 있다. 응용분야가 다양한 만큼 한 분야만의 강점으로는 완전한 성공을 거둘 수 없는 복합 산업으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육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역할은 어느 한 지역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산업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광주시와 광기술원, 광산업진흥회 등 유관기관도 기업들이 변화하는 산업생태계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광융합산업진흥법 통과로 광주의 광산업이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가상·증강 현실 등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핵심 기반기술로 자리매김하고, 광산업관련 업체의 국제경쟁력 확보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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