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상청 날씨와 생활

산불 조심

<박정수 광주지방기상청 관측과장>
 

맑고 따뜻한 날이 많아지면서 주말마다 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늘고 있다. 봄은 만개한 봄꽃으로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는 계절이지만 그만큼 산불 위험이 높아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최근 청명·한식 등을 전후한 봄철 주말 입산자가 증가하고 논밭두렁과 영농폐기물 정리를 위한 불법소각행위 등으로 산불발생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3~4월은 고온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산불발생 시 대형화될 우려가 크다.

산불은 대부분 실화(失火)로 80% 이상이 사람에 의한 것이며, 낙뢰나 화산 폭발 등 자연적인 원인은 거의 없다고 한다.

산불에 영향을 주는 기상요소는 강수량, 상대습도, 온도, 바람 등이다. 강수가 적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 대기가 건조하여 나무가 말라 불에 타기 쉬워지기 때문에 산불발생 위험도가 커진다. 또한 바람이 강하면 산불이 부채질 당하는 것처럼 연소 속도가 빨라지며, 풍속이 7m/s 이상일 때는 불씨가 튀어 비화현상(飛禍現狀)이 일어나게 된다.

공기의 건조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기상청에서는 실효습도(實效濕度)를 사용한다. 실효습도는 주로 화재예방을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안한 것으로, 수일 전부터의 평균습도에 지나온 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두어 산출한 지수이다. 따라서 건조한 날이 지속될 경우 실효습도는 낮아지고 불이 날 가능성은 높아지게 된다. 대체로 실효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산불 발생확률이 높아지는데, 기상청에서는 실효습도 35% 이하가 2일 이상 계속될 것이 예상될 때 건조주의보를 발표하고, 실효습도 25% 이하가 2일 이상 예상될 때 건조경보를 발표하고 있다.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지세·급수·장비·인원동원 등 여러 가지 악조건 때문에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진화하기가 어렵다. 작은 불씨가 넓은 면적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아서 사전 예방조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산행 전 입산 통제 등을 확인하고 산불 위험이 높은 통제지역은 산행하지 않아야 한다. 입산 시 인화성 물질은 소지하지 않고 산림에서 흡연이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는 하면 안된다. 또한 취사는 반드시 허용된 곳에서만 하여야 한다.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먼저 119에 신고하고 바람이 부는 반대방향으로, 산불보다 낮은 위치로 대피해야 한다. 제때 대피하지 못했을 경우 낙엽이 적은 곳을 골라 엎드리고 얼굴을 가린다.

우리 생활을 위협하는 산불 예방수칙과 대처요령을 잘 숙지하여 봄철 산행 안전하게 즐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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