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최저학력 폐지하고 정시 확대되나?

2020학년도 입시전형 확정 눈앞

서울 상위권 대학들 소폭 상향 결정

교육현장선 혼란 부채질 지적 제기

각 대학은 이달 초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할 2020학년도 입학전형계획을 확정한다. 사진은 고3 수험생들이 모의고사를 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전형)을 중심으로 한 수시모집 비율이 높았던 서울지역 주요대학들이 현행 고2 학생들이 응시하게 되는 2020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정시모집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수시비중이 평균 83%대인 광주·전남지역 대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각 대학은 이달 초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할 2020학년도 입학전형계획을 확정한다. 수시모집에 대한 학생·학부모 신뢰도가 낮은 데다 교육당국이 최근 급격하게 줄어든 정시모집 비중을 늘리고 수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폐지하는 것을 독려하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앞서 지난 1일 2020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전 폐지하고 정시모집 인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동국대의 경우 정시모집 전형 비율을 늘리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완화한다. 성균관대는 정시모집은 늘리되 최저학력 기준은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연세대가 내놓은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0학년도 연세대의 정시모집 인원은 1천136명으로, 전체 모집인원 중 33.1%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전년도보다 125명이 늘어난 숫자다. 연세대는 수시모집의 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 기준을 완전히 폐지하는 한편, 의과대학 입시전형에서 논술전형을 폐지키로 했다.

연세대의 이번 조치는 경쟁 관계에 있는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이른바 서울소재 다른 상위권대의 입시계획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지원함에 따라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대학마다 변화를 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제 성균관대는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인원을 전년도 5% 정도 늘릴 예정이다. 성균관대는 계획대로 정시 선발을 확대하면 2020학년도 정시 비중은 19% 정도가 될 전망이다. 다만 최저학력 기준은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현행 정시모집 인원 비율이 29% 정도인 경희대도 최근 교육부의 정책 방향을 반영해 정시 확대를 검토하면서도 급격한 변화의 파급력 때문에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부가 고대 측에 ‘정시 비율을 확대할 수 있느냐’고 문의해 이를 계속 논의 중이다. 고려대의 공식 입장은 이달 중순께 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일부 대학들이 정시모집 비중을 축소하면서 학종전형을 중심으로 한 수시모집 증가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은 2016학년도에 전체 모집인원의 67%가량을 수시모집으로 뽑았지만 2019학년도에는 9%p 늘어난 76%를 수시로 선발한다. 올해 신입생 83% 가량 수시로 선발한 광주·전남 대학들도 내년도 입시에 수시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학생·학부모들은 학종을 중심으로 한 수시모집이 경제적으로 풍족한 환경에서 부모 도움이나 사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학생에게 유리한 전형이라며 수능을 중심으로 한 정시모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도 최근 각 대학에 정시모집 확대 여부를 문의하는 등 수시모집 증가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껏 수시모집 확대를 독려해 온 교육부가 갑자기 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교육현장의 혼란이 커졌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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