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미래를 여는 농지은행

<윤석군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장>
 

해마다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를 연구하고 메가트렌드를 읽어내 유망한 사업 분야를 논의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인구구조변화, 도시화, 기후변화를 메가트렌드로 제시하고 이에 따른 신사업 기회로 에너지, 식량, 물 부족문제와 온난화, 인구고령화의 문제들을 직시하고 있다.

이런 문제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가 바로 농업이다. 농업은 식량공급, 수자원함양, 대기 정화, 생태계유지, 국민정서 순화, 토양유실 및 홍수방지기능과 같은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농업은 빠른 산업화와 경제성장 속에서 급속하게 사양화의 길을 걸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식량, 자원, 환경위기가 구체적으로 진행됨에 따라서 농업에 대한 인식은 다시 새로워지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식생활 패턴의 변화가 시작되고, 개도국의 소득 증대로 인한 전 세계 식량수요는 늘어나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 생산은 불안정해지면서 이미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우리 농업 중 가장 부족한 부분은 경쟁력을 갖춘 경영주체이다. 이를 위해서는 값싸고 좋은 조건의 농지와 자본을 공급해 젊은 노동력이 농업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청년 창업농, 2030세대, 귀농인을 위한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기존 선정방식을 올해부터는 등록방식으로 전환해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고, 단계별 맞춤 지원을 통해 6㏊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매매와 임대를 지원한다. 특히 2027년까지 공공임대농지 2만㏊를 비축해 고령이나 질병으로 은퇴하는 농업인들의 농지를 매입해 청년 창업농에게 장기임대함으로써 농업이라는 터전에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성장단계에 진입한 농가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전업농업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컨설팅을 통한 영농인 경영능력 향상을 위한 대규모 농지지원을 통해 규모를 확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농업경영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위기를 겪게 되는 경우에도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을 통해 위기관리자금을 지원하고 농가부채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중단 없는 지속적인 영농을 지원하는 한편, 고령으로 농업에서 은퇴를 하는 경우는 농지를 담보로 농지연금을 받고 해당 농지를 자경하거나 임대를 통해 추가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

이렇듯 농가의 창업, 성장, 위기, 은퇴까지 생애주기에 맞는 농지은행사업을 시행하면서 농업이라는 직업을 갖고, 성장하고 은퇴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젊은 농업인과 은퇴농업인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세대 간의 조화를 이루는 농촌이 가능하게 한다.

경쟁력 강한 농업이란, 단순히 산업으로서의 농업을 바라보는 시선 뿐 아니라 삶의 질, 행복지수까지 포함된 농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노동력이 유입되어야만 한다. 젊은 창업농이 늘어날수록 농업은 메가트렌드를 주도하는 미래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농업에서 희망을 찾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