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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66>-제5장 정충신의 지략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

충무공 정충신 장군<66>-제5장 정충신의 지략

“그럼 내 생각을 말하겠네. 마을 사람들더러 마을을 모두 비우도록 해야 써. 백성들을 산으로 피신하도록 하고, 그들을 전력자원으로 써야 혀. 그리고 마을의 곡식이란 곡식은 모두 숨겨버려야 써. 저놈들은 군량을 현지조달하니께 감쪽같이 감춰버려야제. 다람쥐처럼 어디다 파묻어버려야 써. 그런 다음 작전명령이 떨어지면 이 마을, 저 골짜기에서 꽹과리를 치고 북을 치고, 징을 쳐야 써. 저 새끼들 정신줄 놓아버리게 말이여. 어디서 적군이 나타날지 모르도록 칭개 우왕좌왕 개판일 거로구만. 반쯤 혼이 나가버릴 것이여. 그때 기습작전으로 뽀사부러야제.”

“나도 그것 때문에 내려온 것이요. 참, 요상하게 나하고 성님 뜻이 맞아떨어지요. 어째 한 배에서 나온 형제 같소.”

“고것이 이심전심이란 거이고, 의기투합이라는 것이제.”

“성님 전략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것이요. 나도 그런 병법을 써먹으려고 노력하는디, 성님이 먼저 꿰고 계시구마요.”

“나하고 너무나 통항개 기분이 무자게 좋네. 뭔가 될 성 불러.”

“그렇지요. 우리는 형제요. 피붙이라만이 꼭 형제간이간디요? 전선(戰線)이 만들어준 형제도 있고, 세상이 만들어준 형제도 있지요.”

“아따, 참 자네는 말하는 것 봉개 깊이가 보통 학문이 아니여. 어떤 선각자 같어.”

“어쨌거나 우리가 이치재 꼭대기에서 나팔을 불 때 성님의 대원들이 이 산 저 산에서 불을 피우는 것이요. 생나무를 때서 연기를 피워올리면 왜군들, 우리 군사들이 허벌나게 많은 것으로 알 것잉마요. 그것이 바로 허수(虛數)의 전략이라는 거요.”

“허수의 전략, 자네도 명심보감 쯤 읽었던가? 갈수록 문자가 고상하네.”

그러나 정충신은 사서삼경까지 뗐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에게 지적 열등감을 안겨주면 될 일도 안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밤에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각자 봉화불을 올려야지요. 장작불을 피워 올려야지요. 낮에는 연기를 피워올리고, 밤에는 불을 올리고, 그러면 저 새끼들 어떻게 이 난관을 뚫고 나갈지 정신없을 거로구만요. 성동격서란 것이 그것이요.”

“그때 잘근잘근 조사버리자 그 말이제? 하지만 저놈들 병력이 보통 적은 수가 아니여. 밥해 먹는 쌀뜨물이 강을 이루더랑개. 내 대장간에서 가마솥을 수십 개 가져갔어. 지금도 열댓 개 더 주문을 했네.”

“안되지요. 지금 쇠붙이는 모두 산으로 가져가야 하고, 성님은 산에서 무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놈들은 수가 많지만 우리는 용기가 있고, 머리가 있잖아요. 거기에 지형지세가 빠삭하잖아요. 우리가 유리한 것도 있으니 꼭 불리하다고 볼 수가 없지요.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은 내 사전에는 없지라우.”

“참 하는 말 한마디한마디가 금언이여. 뱀골에도 내 동상들이 대장간을 하고 있승개 함께 델꼬 가자고. 옹기쟁이, 목수, 장사, 역사들도 모두 출동시켜야제. 그중 한양 군기시(軍器寺)에서 무기를 만든 방씨라는 자도 있네. 그 사람은 쇠도리깨, 부(도끼), 요구창, 운검, 마상쌍검, 마상편곤, 기창을 전문으로 만든 군기 장인이여. 쇠만 있으면 조총, 연좌총, 호준포, 쌍포도 만들 수 있댜. 무서운 사람이여. 목수들은 육모방망이를 만들고, 산에서 목축하는 자들은 쇠좆매도 갖고 있을 것잉마. 황소 좆 말린 것 한번 맞으면 그냥 가부러.”

“그것 잘됐소. 말로만 해도 벌써 이겼소. 자신감이 붙어부요. 하지만 겉으로 내세우덜 말고 행동으로 옮깁시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세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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