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공무원 2노조’ 사라지나

조합 해산 찬·반 투표 진행…1노조 합법화 등 배경

광주광역시 서구청 간부 공무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광주 서구 공무원노동조합(2노조)’가 출범 3년만에 조합 해산·유지 안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그동안 전국공무원 노동조합광주본부 서구지부(1노조)와 의견차이를 보이며 노-노 갈등에 휩싸였던 만큼 2노조 향방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최근 2노조 조합 해산·유지 안건에 대한 제 3차 투표 계획안이 내부 통신망에 게재됐다. 2노조 운영위원회는 1·2노조 통합 문제를 놓고 2차례 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재적조합원 2분의 1이상, 참석 조합원 3분의 2이상 동의 등 요건를 충족시키지 못해 3차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지난 2016년 8월 출범한 2노조는 중간 간부급인 주무관(6급)64명을 중심으로 노동청으로부터 설립 신고서를 받아 출범했다. 이들은 ‘투쟁만을 일삼는 일방적인 노동운동이 아닌 동료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감싸주는 친근한 노조’ 등을 표방했다. 이같은 설립 취지에도 서구 공직사회에서는 성과상여금 문제 등으로 임우진 청장과 갈등관계에 있던 1노조에 대항하기 위해 2노조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산하인 1노조는 정부가 설립 신고를 받아 주지 않아 법외노조로 남아있었다. 최근 전공노는 고용노동부가 반려사유로 삼았던 규약 부분을 개정해 지난달 26일 노조설립 신고를 신청했고, 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아 9년만에 합법노조로 인정받았다. 2노조 조합 해산·유지 투표가 진행되게 된 배경이다. 현재 1노조에는 520여명이, 2노조에는 210여명(중복가입 포함)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노조 움직임에 1노조측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한 조합원은 “불법노조를 운운할땐 언제고 통합을 추진한다는 말 자체가 나오는 것은 너무 속보이는 짓”이라며 “재선에 도전하는 현 구청장이 공천배제 등으로 인해 집행부 유지를 장담할 수 없으니 다시 돌아오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2노조 관계자는 “통합은 조합원들의 의견이 성립되지 않아 사실상 불가하다. 자체적으로 조합원들 사이에서 현행 조합에 대한 유지·해산 안건이 나와 투표를 진행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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