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갑질’ 가격 후려치기에 ‘경영난’

자동차부품업계, “청구액의 5~10% 떼고 지급”

20년째 지속된 적폐… 청와대 국민청원 진행중
 

18일 오전 광주 서구 매곡동 광주자동차부품판매업협동조합 사무실에서 회원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0년 이상 지속된 손보사의 일방적 부품값 할인행위(꺾기)’에 대한 피해 대책회의가 열렸다./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손해보험사의 일방적인 부품값 할인행위(꺾기 )로 자동차 부품업체가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오죽하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진행하겠습니까…”

자동차부품거래에서도 손보사들의 ‘갑질’(단가 후려치기) 관행이 20년 이상 지속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매곡동 광주자동차부품판매업협동조합 사무실에서 정국선 이사장과 회원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년 이상 지속된 손보사의 일방적 부품값 할인행위(꺾기)’에 대한 피해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날 대책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손보사들이 차량 수리에 들어간 부품값을 지급하면서 청구액의 5∼10%를 떼고 나머지만 지급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 운전자 대다수는 정비업소에 차량 수리를 맡긴다. 정비업소는 부품 대리점에서 필요한 부품을 가져다 쓰고, 대리점은 정비소에 납품한 부품값을 보험을 든 보험사에 청구한다. 보험사는 사실 확인을 거쳐 부품값을 대리점에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대리점에게 청구액의 5∼10%를 뗀 나머지 금액만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품대리점이 한 달에 1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고 감안할 경우, 할인금액만 무려 500만 원∼1천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부품 대리점들은 이같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그동안 대응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만약 보험사와 문제가 불거져 대금지급이 미뤄질 경우, 폐업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도 뭉친 이유는 ‘생사의 갈림길’에 섰기 때문이다.

광주의 이런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전국의 1천400여개 부품대리점들은 지난 4일 청와대에 ‘손보사의 가격 후려치기 車 부품업계 폐업위기’라는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현재 참여인원은 4천여명에 육박할 정도로 뜨겁다. 청원이 채택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실질적으로 피해는 소비자들이 보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정국선 이사장은 “건전한 대리점들이 일방적인 손보사들의 갑질 행위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본부, 광주자동차보험협동조합을 비롯한 지역 자동차부품대리점과 면담을 가졌다”면서 “업체별 계약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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