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 밝히는 ‘남도한바퀴’

등잔 밑 밝히는 ‘남도한바퀴’

<김영미 동신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은 필자의 주된 관심사인 관광 분야에서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많은 분들이 해외여행은 저 멀리 남미나 아프리카 오지까지 다녀오면서, 가까운 국내여행을 즐기는 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이처럼 우리 한국인의 관광에서 등잔 밑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관광은 당분간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통계가 이를 잘 말해준다. 올해 2월에 해외로 나간 내국인 관광객 수는 23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5만명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7%나 줄었다. 또 우리 국민의 국내여행은 정확한 통계가 없어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늘어나는 추세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동안 우리 국민 대다수가 해외여행을 가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눈을 안으로 돌려 국내여행에도 많은 관심을 쏟아주면 좋겠다. 나라 안에도 외국 못지않은 절경과 비경, 먹거리, 살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지난 달 17일부터 올해 사업을 개시한 호남권 관광지 광역순환버스 ‘남도한바퀴’가 내국인 관광객의 어두운 등잔 밑을 밝히는 희망의 촛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남도한바퀴’는 전라남도가 2014년부터 지역 운수업체와 손을 잡고 운영하는 전남형 시티투어 상품이다. 갈 곳도 많고 볼 것도 많은 전라남도 구석구석을 버스로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게 해 주는 남도여행 프로그램이다. 시·군 단위로 운행하는 시티투어와 달리, 남도한바퀴의 최대 강점은 전남도내 여러 곳의 관광지를 테마별로 묶어 효율적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다. 출범 당시 투어코스는 7개 노선에 불과했으나 ‘전라도 방문의 해’인 올해에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20개 노선으로 대폭 늘어났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섬관광의 경우, 고흥 금당도 예술여행과 쑥섬여행을 비롯해 여수 하화도 꽃섬여행, 신안 다이어몬드제도 섬여행 등 5개 코스를 마련했다. 20∼30대 젊은이를 겨냥한 상품으로 담양 메타프로방스와 담빛예술창고 등 카페거리와 커피농장을 체험하는 카페여행, 신안 요트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그밖에도 광양 와인동굴, 진도 접도 웰빙등산로, 무안 못난이동산 등 새롭게 등장한 관광명소의 독특함이 기대된다.

특히 전라도 정도 1000년을 기념하여 전남과 전북을 하나로 묶어 운행하는 3개 노선이 눈길을 끈다. 조선 중기의 청백리 박수량 선생 유적과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 중 하나인 무성서원을 연결하는 장성∼정읍 선비여행, 효심 가득한 심청과 일편단심 춘향 테마를 연계한 곡성∼남원 문학여행, 굽이굽이 아름다운 백수 해안도로와 마음까지 푸르른 청보리밭을 연계해 데이트 코스로 제격인 영광∼고창 길여행도 있다.

이렇게 내용은 훨씬 알차졌지만 이용요금은 시작 당시의 9,900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착한요금’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전남도가 산·관·학 협약까지 맺고 관광객들이 남도한바퀴를 쉽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 대학생들과 함께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서비스를 높이고 있다.

이와 같은 남도한바퀴의 꾸준한 변화와 시도는 전남의 관광활성화와 우리 국민의 국내여행 기회 확대를 촉진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아무쪼록 보다 많은 시·도민들이 이 좋은 여행프로그램을 즐겨 이용하기를 기대한다. 이용객들이 농어촌 관광명소를 들릴 때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이나 특산품도 구입해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도농 상생정신의 실천일 것이다.

끝으로 남도한바퀴 20개 코스의 출발지가 모두 광주인 점을 감안하면 누구보다도 광주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이용이 관건이라는 생각이다. 덧붙여 광주·전남 시·도민들 모두 외지에 사는 친지들에게 남도한바퀴를 홍보하는데 앞장서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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