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정책보다 인성계발 공약이 필요하다

6·13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저마다 지역개발과 교육에 대한 공약과 실천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들 말대로라면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지역에는 천지개벽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 후보들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실력이 일취월장되고 교직원들은 살맛나는 복지를 맛보게 된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온갖 말들이 걸러지지 않고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각 후보들의 공약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모두 정부예산을 끌어와 기업과 공장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광주시장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경우 저마다 무늬가 다른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 내용은 사실 비슷비슷하다. 대규모 투자로 도심을 개발, 기업이나 사람(관광객)을 끌어 모아 광주를 살찌우겠다는 것이다.

전남 역시 마찬가지다. 후보들은 각종 지역개발과 농어촌회생 방안을 내놓고 자신이 최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광주·전남교육감 선거에 뛰어든 이들도 학생들의 실력향상과 교직원복지개선을 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행정·교육계할 것 없이 거의 모든 후보들이 외형적인 부분만을 가지고 표심을 잡으려 하고 있다. 그럴듯한 그림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사회가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인성의 회복이다. 도시고 농촌이고 사람에 대한 존중이 갈수록 엷어져가고 있다. 횡단보도에 사람이 서 있어도 운전자들은 멈추지를 않는다. 어린 학생들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경적을 울리며 비켜서라고 겁박을 준다. 인간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 없는데서 비롯된, 무식하고 야만적인 행동이다.

그런데 그 야만이 아무렇지 않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다. 누가 있든 말든 엘리베이터에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공중목욕탕에서 사용한 수건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나가는 사람들, 옆 좌석에 사람이 있는데도 술에 취해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사회가 과연 염치가 있는 사회인지 의문이 든다.

잘 먹고 좋은 곳에서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웃을 잘 돌보며 함께 평안하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다. 물질에 미래가치를 두면 우리사회는 황폐화될 수밖에 없다. 예의를 회복해야 한다. 염치를 다시 살려야 한다. 학생들의 생각을 키우는 교육감이 필요하다. 그래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 그런 무형적인 가치회복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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