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평화, 광주시장 선거 포기했나

호남 기반 정당 외치지만 후보도 못내 공당 무색

열세 정의당·민중당만 못해…자기 살길만 모색

국민의당에서 분당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6·13 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의 모태인 광주광역시에 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재영입을 시도하다 이도저도 여의치 않자 광주시장 선거와 공당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광주 8개 의석을 싹쓸이했다. 이후 국민의당이 분당되면서 바른미래당 4석, 민주평화당 4석 등 절반씩 차지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송기석 의원의 회계책임자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을 선거 받자 서구갑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재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이처럼 양 당이 광주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앞서는 금배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광주시장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제2, 제3의 야당이라고 자부하고 당의 지지기반인 광주에서 시장 후보도 없이 지방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 당은 의석 수 부족을 이유로 내세우며 금배지 국회의원들은 남겨둔 체 인재 영입을 통해 후보를 내세우겠다고 밝혔지만 성과는 전혀 없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지난 2월 현역 의원들의 6월 지방선거 차출은 배제하고 대신 참신하고 역량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해 단일후보로 내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동철 원내대표 역시 “경제인이나 경제를 잘 아는 분을 광주시장으로 모시기 위해 권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도 지난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선거에서 경쟁 구도를 확실히 만들어 호남의 위상을 높이겠다”면서 광주시장 후보 영입에 나서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양당의 광주시장 후보 발표는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이에 지역 정치권의 시각은 양당의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각 당 지도부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는 선거를 우려해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다”는 것은 허울 좋은 변명거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후보가 없으면 국회의원들이라도 직접 선거에 나서야 하지 지방선거가 자신과 직접 연관이 없으니 불출마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한다.

실제 양당보다 지지율이 낮은 정의당과 민중당이 일찌감치 나경채, 윤민호 등 각각 광주시장 후보를 결정하고 표밭을 다지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정의당과 민중당이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낮지만 공당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정당의 정체성을 유권자에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당은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고 정당의 정체성을 알리리며 성장하는 게 공당의 역할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모습은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만 키워주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 지 다음 총선을 지켜보면 될 일이다”고 일침했다.

한편 평화당은 현재 김종배 전 15대 국회의원에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당은 이날 김 전 의원을 광주시장 후보로 내세울 것인지 여부를 논의했다. 최경환 광주시당 위원장은 “현재의 상황에서 다른 후보로 눈을 돌리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번 주 안에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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