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기관協 첫 참여…지자체·문화단체와 소통채널 ‘가동’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지역과 상생 ‘본격화’
광주문화기관協 첫 참여…지자체·문화단체와 소통채널 ‘가동’
각종 지역 행사에 장소 개방…닫힌 공간서 열린 공간으로 ‘활짝’
‘예술 역량 활용’ 지역 단체와 협업 ‘박차’…“시민에 더 가까이”
 

지난 4월 28일 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문화재단의 ‘프린지페스티벌’공연 모습

‘아시아 문화의 창’을 표방하며 지난 2015년 11월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문을 연 지 3년째에 접어들었다.

지난 2005년 12월 첫 삽을 뜬 지 10여년 만에 탄생한 국내 최대 복합문화예술공간인 문화전당은 지상 2층~지하 4층 연면적 16만㎡ 규모로 국내 최대 위용을 자랑한다. 지난 2005년 문화전당 설계공모에 ‘빛의 숲’으로 당선된 건축가 우규승씨가 설계했으며, 문화정보원·문화창조원·예술극장·어린이문화원·민주평화교류원 등 5개원으로 구성됐다. 주요 시설의 90%가 지하 25m를 뚫고 들어가 배치시킨 독특한 공간으로 국내외 문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문화전당은 개관 이후 현재까지 다양한 창제작 실험과 퀄리티 높은 공연을 선보이며 국가 대표 문화기관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하지만 개관 초기부터 불거진 지역과의 소통 부재 문제는 문화전당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였다.

이는 지하로 들어서야 하는 공간 특수성에 따른 난해한 접근성과 이원화된 조직 구조의 한계, 지자체와 전당간 협업에 대한 지방직·국가직 공무원간 시각차, 지역민들이 쉽게 다가가기에는 난해한 공연 등이 다양한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문화전당이 변화하고 있다.

지역과 ‘함께’하는 파격 행보를 선보이며 상생을 위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올해 문화전당이 지역과의 ‘하모니’를 통해 제2의 도약과 활성화 원년의 기틀을 다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 4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직원과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 직원들이 함께한 합동체육행사.

◆지자체·문화단체와 소통 ‘본격화’=지난 4월 26일 전남 장성호 수변공원에서는 문화전당 직원과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 직원 등 100여명이 참여한 합동체육행사가 펼쳐졌다. 이날 양 기관 직원들은 트래킹과 신발 던지기 등 각종 체육활동을 통해 화합을 다지고 서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국립기관과 광역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이 함께 체육대회를 여는 건 다소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틀을 허물고 양 기관간 원활한 협업을 위해 소통에 나서겠다는 문화전당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 4월 5일 문화전당은 광주지역 대표 문화기관이 지역의 문화발전을 위해 논의하는 광주문화기관협의회 참여기관으로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광주문화기관협의회는 문화기관 간 소통을 위해 지난 2013년 출범했으며 매월 1회 운영위원회의와 연 2회 대표자회의를 정례적으로 열고 공동·협력사업 추진과 현안 업무를 공유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광주비엔날레, 광주시립미술관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날 문화전당을 비롯해 국립광주박물관이 추가되면서 총 14개 기관으로 확대됐다.

지난 2015년 11월 개관한 문화전당은 2년여간 협의회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지역 문화기관과 소통에 나서면서 다양한 협력 사업을 실행하고 방안 모색에 함께하게 됐다.
 

지난 4월 문화전당이 처음으로 참여한 광주문화기관협의회 대표자회의.

◆닫힌 공간에서 개방형 공간으로 ‘활짝’=지난 4월 28일 문화전당 광장에서는 ‘2018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처음으로 열렸다. 지난 2016년부터 광주시가 개최해 온 프린지페스티벌은 그동안 5·18민주광장 등 금남로 일대에서 진행됐으나 이날 문화전당이 내부 광장을 첫 개방하면서 호응을 얻었다.

문화전당 입구와 광장, 하늘마당, 어린이문화원 입구 등에서 넌버벌 퍼포먼스와 무용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면서 프린지페스티벌을 관람하러 온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문화전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특히 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을 방문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프린지페스티벌 무대를 찾으면서 기존 관람객보다 더 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초 공간 개방에 적극 나서지 않던 문화전당이 열린 무대를 제공하면서 평소 지하 공간인 탓에 전당 내부로 들어서길 어려워하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효과와 함께 프린지페스티벌 관람객이 늘어나는, 이른바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문화전당은 5월 자체행사인 ‘하우펀4’축제가 끝난 뒤 가능하면 프린지페스티벌 행사에 공간을 개방할 계획이다.

광주문화재단의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도 올해 11월 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2관에서 열린다.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은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과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 행사 성공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광주지역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ACC 하늘마당을 찾은 시민들 모습

오는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열리는 ‘2018 광주비엔날레’도 지난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문화전당에서 3개 섹션 전시를 선보인다.

정연심·이완 쿤, 김만석·김성우·백종옥, 문범강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로 특히 조지타운대 교수인 문범강 큐레이터의 북한미술전이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전당이 자연스럽게 개방한 ‘ACC 하늘마당’은 어느덧 광주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지난 해부터 지역민들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던 하늘마당의 인기에 힘입어 문화전당은 4월 27일부터 6월 30일까지 하늘마당과 구름다리 일대에 ‘아시아 컬쳐마켓’을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광주청년창업지원센터, 광주청년JOB희망팩토리, 광주프린지페스티벌, 남광주 밤기차 야시장 등 지역 문화기관과 공모를 통해 참여한 시민들이 총 5개의 마켓 구역을 구성하는 한편 타 문화행사와 연계해 ‘즐길거리’ 풍성한 문화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공모로 구성된 ‘ACC시민오케스트라’ 단원들

◆지역 문화단체와 협업…시민에게 ‘한 걸음 더’=올해 문화전당은 지역 문화단체와 협업을 비롯해 시민들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선다.

문화전당은 지난 해 4월 광주시립극단과의 협업을 통해 연극 ‘맥베스411’ 공연을 올린 데 이어 같은 해 10월 광주음악협회와 음악창작극 ‘푸른 수염의 시간’을 공동제작하는 등 지역과 하모니를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문화전당은 올해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공동진행하는 미디어 애니메이션 음악극 ‘수궁가’를 제작, 세계 시장에 내놓는다. 광주·전남의 대표 문화자산인 남도 수묵화와 판소리를 기본으로 유네스코 미디어 창의도시인 광주의 예술 역량을 활용한 작품이다.

지난해 4월 광주시립극단과 문화전당이 협업해 무대에 올린 연극 ‘맥베스411’

또 광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 ‘광주 스토리’(가칭) 제작을 시작해 지역과의 교감을 본격화한다. 2020년 최종 완성작 공연을 목표로 하는 기획으로 올해는 대본 공모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대표적 봄축제 ‘하우펀’과 아트 트레일러 등을 지역 예술가, 단체와 협력해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 시작된 시민예술프로젝트 ‘ACC 시민 오케스트라’도 지속 운영해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진식 문화전당장 직무대리는 “지역에 기여하는 문화전당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외부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시민사회 등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소통채널을 만들겠다”며 “지역사회에서 ‘문화전당 때문에 광주가 발전하고 있다’는 말을 듣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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