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무시 ‘주취 폭력’ 엄단해야

얼마 전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서 충격적인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취객 집단이 택시 승차 시비 때문에 피해자를 집단 구타해 실명 위기로 내모는 일이 벌어졌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니 끔찍하기 짝이 없다. 온몸에 문신한 건장한 남성들이 웃통을 벗어젖히고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폭행하더니 돌로 머리를 내려치려 하고 나뭇가지로 눈을 찌르기까지 했다. 범인들을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 참여자가 9일 27만명을 넘어섰다.

경찰 대응도 이상했다. 사람이 죽을 지경으로 맞는 일이 벌어졌는데 즉각 제압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가해자가 위협하자 움찔거리는 듯한 경찰도 있었다. 경찰은 매뉴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항변하지만 범죄 진압이 아니라 말리는 수준이다. 더 심각한 건 가해자들이 경찰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행동을 보인 점이다. 공권력을 무시했다. 사실상 전북 익산소방서 여성소방관을 사망에 이르게 한 주취 폭력의 재판이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어떠한 경우에도 공권력이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 주취자들의 공권력 무시가 반복되는 건 어지간한 행패를 부리더라도 훈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 지구대 등에서 주취자들의 난동을 부릴 때 잘못 제압을 하다 오히려 경찰이 폭행혐의로 보상을 해주는 사례들이 나타나면서 공권력이 더욱 위축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권력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선량한 시민에게 돌아오게 된다. 폭력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이 보호받지 못한다. 경찰이나 119구급대원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물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책무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고 집행하는 공권력이다. ‘술 취한 행동’에 흔들리는 공권력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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