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겠지만 지켜봐야할 전남지사 선거
6·13 지방선거와 관련, 광주광역시장과 전남지사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측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평화당 민영삼 후보가 9일 전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지금까지의 선거분위기는 더민주당의 독무대였다. 민주당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로 누가 선출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사실 민평당은 그동안 남의 집 잔치가 어떻게 돌아가느냐를 살피며 속앓이를 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더민주당과 호남의 패권을 놓고 겨룬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위축된 가운데 선거를 맞고 있다.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민평당은 결국 광주광역시장 후보를 내지 못했다. 텃밭이라는 광주에서 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광주시장 선거는 사실상 ‘끝난 선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으며, 더민주당 이용섭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어서이다. 전남지사 선거도 비슷한 분위기다. 더민주당 김영록 후보는 중량감에서 민평당 민영삼 후보를 능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행정관료와 국회의원·장관 경력이 돋보인다.
이에 반해 시사평론가로 여러 방송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민 후보는 해박한 지식과 정연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 능력 있는 인물임에도 상대적으로 ‘스펙’(경력)이 약하다. 민 후보는 현재 민평당 최고위원이다. 전남 목포출신으로 서울시의회 의원과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인, 정동영 대선 후보 공보특보 등을 지냈다. 전남도와 관련된 행정경험은 없다.
민 후보는 박지원 의원이 원내교섭단체에 필요한 의원수를 채우느라 빠져나오지 못하기에 대신 투입된 인물이다. 만약 박 의원이 전남지사에 출마했더라면 더민주당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선거’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민 후보의 등장은 그런 가능성을 엷게 하고 있다. 승패는 이미 상당히 기울어져 버렸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전남지사 선거를 끝까지 지켜봐야할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공천과정에서 드러난 더민주당의 오만함이 지역유권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벌써부터 점령군처럼 행동하고 있는 이용섭 후보나 김영록 후보 캠프사람들에 대한 반발감이 커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은 변한다. 선거는 끝나봐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