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국립민주묘지 참배객 발길 이어져…

12일에만 7천960여명 방문

서울·부산·대전 등 단체 참배

내리는 비 맞으며 묵념·헌화

“미안하다” 눈시울 붉히기도
 

5·18 38주기 추모 분위기 고조
5·18민주화운동 제38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지난 12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5·18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5·18민중항쟁 기념일을 일주일 앞둔 주말 많은 추모객들이 5·18국립민주묘지를 찾았다.

지난 12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바람을 동반한 봄비가 제법 세차게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이곳 민주묘지엔 많은 참배객들로 가득했다. 서울·부산·대전·대구·충청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추모객들은 민주묘지를 찾아 5월 영령의 넋을 기리고 있었다. 참배객들은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은 채 추모탑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고, 민주 영령들 앞에 고개 숙여 묵념했다.
 

지난 12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전국에서 모인 추모객들로 가득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묵념을 마친 손찬우(51·서울 광진구)씨는 한쪽으로 돌아서서 눈시울을 붉혔다. 손씨는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오랜기간 동안 이곳을 찾아오지 못해 괜스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민주화를 외치다 희생된 친구들과 민주선열들에게 감사한 마을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5·18 추모관에 전시된 영상자료와 사진들을 보며 당시의 참혹함에 격노하는 참배객들도 있었다. 한 참배객은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숨겨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정윤(25·여·경기도 성남시)씨는 “4년째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하고 있다”며 “방문할 때마다 5·18은 살아있는 우리의 역사라는 생각이 든다. 왜곡되거나 숨겨진 진실들이 꼭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립 5·18민주묘지 앞에서 청소년들이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고, 해설사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있는 모습.

5·18정신계승을 위한 어린이·청소년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대회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부모님과 함께 천막 아래에 모여 5·18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흰 도화지에 태극기와 무궁화, 추모탑 등 5·18과 관련된 그림들을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5·18정신계승을 위한 ‘어린이·청소년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초등학생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초등학교 2학년 이동건(태봉초) 군은 “엄마, 아빠, 동생과 밖에 나와 그림을 그리니 재미있다”며 “하지만 군인들이 사람들을 죽이는 모습을 보고 5·18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부 김주완(36·북구 용봉동)씨는 “초등학교 2,3학년 두 아이들을 데리고 처음 왔다”면서 “날씨가 좋지 않아서 안타깝지만 5·18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이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은 이날에만 총 7천960여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묘역을 살펴보고 있는 추모객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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