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배 등장으로 生物되는 광주정치판

정치는 생물(生物)이라 했다. 생물이, 변화하는 주위환경에 적응해 살아남듯이 정치 역시 대응과 협상을 통해 그 영향력과 존재감을 키워가서이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은 정치는 급변하는 민심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예측불가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보는 이들이야 변화무쌍함에 즐겁지만 당사자들은 속이 탄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날 것 같았던 6·13 광주광역시장 선거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제 광주 정치판이 조금씩 ‘생물 판’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평화민주당이 ‘5·18 사형수’로 불리는 김종배 전 의원을 광주시장 후보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1980년 5·18 당시 시민군 총 위원장이었다.

김 전 의원은 전남도청을 사수하다가 계엄군에게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래서 ‘5·18 사형수’로 불린다. 그는 3년 동안 옥고를 치르고 풀려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를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입문시켰다. 5·18을 대표하는 인사가 민평당 후보가 됨에 따라 6·13 광주시장 선거는 자칫 ‘5·18선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광주지역 더민주당 지지도는 70~80%대를 넘나들고 있다. 유례없이 높다. 이에 편승해 이용섭 광주시장후보에 대한 지지도 역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됐다. 그러나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5·18’은 광주의 자존심이고 광주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어서이다.

광주 선거판이 살아 숨쉬는 ‘생물 판’이 됨에 따라 이용섭 후보와 각을 세웠던 더민주당 경선후보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도 관심사다. 강기정·민형배·최영호 전 후보들은 15일 이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그들은 경선과정에서 당원명부유출 건과 5共시절 청와대 근무경력을 들어 이 후보를 강도 높게 비난했었다.

이제 그들은 그들이 제기했던 사안을 민평당이 이 후보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면, 이를 방어해야할 입장이 됐다. 그냥 침묵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대응논리를 개발해 옹호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끌날 것 같았던 선거판이 꿈틀 거리는 것도 흥미롭고, 어제의 경쟁자들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것도 흥미롭다. 역시 정치는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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