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정신을 무색케 하는 선거판 정치인들

오늘 저녁에는 제38주년 5·18 전야제가 광주광역시 금남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17일 오후 금남로에서는 시민 난장과 주먹밥 나눔 행사에 이어 전야제 행사가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전야제는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을 주제로 펼쳐진다. 80년 광주의 참상과 의미를 기리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전야제를 시작으로 20일 주말까지 광주 곳곳에서는 각종 행사와 전시회, 촛불행진이 이어진다. 특히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 국립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38주년 기념식은 그 어느 해보다도 다채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날 기념식은 ‘오월광주, 정의를 세우다’는 주제로 거행된다.

올해와 지난해 5·18은 촛불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뒤 맞는 것이어서 유독 의미가 새롭다. 불의함을 물리친 촛불혁명의 시원(始原)은 고려와 조선시대 직면했던 여러 가지 국난(國難) 가운데 우리 조상들이 보여주었던 충(忠)과 의(義)일 것이다. 광주는 항상 충의의 한복판에 있었고 80년에도 그러했다.

그렇지만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맞는 광주의 5·18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오월광주, 정의를 세우다’는 올해 주제가 참으로 무색하다. 정치인들은 ‘오월정신’을 외쳐대지만 그들은 온갖 술책과 음해를 서슴지 않고 있다.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 정당 역시 편법과 억지로 지역민심을 왜곡하고 있다. 불의가 판치고 있다.

80년 당시 광주시민들은 군부의 총칼 앞에서도 서로를 지켜주고 돌봤다. 대동사회(大同社會)를 이룬 것이다. 지방선거에 나와 사회를 이끌겠다고 말하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함께 하는 삶’과는 동떨어진 이들이 많다. 정치이력은 화려하나 세상을 이롭게 한 이력은 별로다. ‘정치꾼은 많으나 정치인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5·18 기념은 행사위주에서 행동중심으로 옮겨가야할 필요가 크다. 실천하는 5·18정신이 필요하다. 광주는 세월이 흐를수록 반목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를 분열과 대립의 도시로 만들고 있는 사람들은 정치인들이다. ‘나를 위해 다른 사람을 짓밟으면’ 전두환과 다를 바 없다. 정치인들의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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