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북핵·북미정상회담에 선거관심 시들

인물·정책 외면 ‘깜깜이 선거’ 우려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에 사는 직장인 김 모(45·여) 씨는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으로 앞두고 있지만, 예전보다 선거 분위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온통 티비에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이야기 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맨날 티비를 틀어도 선거 이야기는 안 나오고 맨날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관련한 이야기 밖에 안 나온다”며 “맨날 그런 이야기들 밖에 안 하니까 선거를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6·13 지방선거에서 최종후보자 등록까지 채 2주도 남지 않았지만, 기초자치단체장은 고사하고 기초·광역의원 후보가 누군지 어떤 공약을 제시했는지도 모르겠다는 게 상당수 지역 유권자들의 반응이다. 각 당과 후보들이 제시하는 공약들이 새롭지 않다는 점도 문제이지만 중앙정치권의 굵직한 이슈와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 등의 여파인 탓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광주 지역 내 형성된 ‘평화’ 분위기에 맞춰 표밭갈이에 치중하겠다는 모양새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 후보 A씨는 “민주당의 무서운 기세에 힘입어 오는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다짐할 것이다”며 “시장을 가면 유권자들의 환대가 확실히 느껴진다”고 밝혔다.

반면 무소속을 비롯한 야권 후보들은 현직 프리미엄과 정책과 공약을 최대한 살려 지지층 결집을 하겠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평화당 소속 구청장 후보 B씨는 “정책과 공약을 보고 사람들 선택하겠다는 사람들이 꽤 존재한다”라며 “사람 중심 인물 중심으로 뽑아 주시길 호소하면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제시하는 공약과 비전보다 ‘민주당·김정은·문재인’만 강조되는 깜깜이 선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말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인물선거였던 역대 선거와는 달리 이번 선거는 정책과 후보자들의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중앙정치권의 대리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들의 선거관심 유도를 위해 광주도시철도공사와 손잡고 ‘유권자와 함께 달려요, 아름다운 선거로!’라는 문구와 함께 정책선거, 사전투표, 투표일시와 방법 등이 담긴 홍보전단을 지하철 곳곳에 붙이는 등의 홍보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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