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때 숨진 계엄군 묘비 바꿔주세요”

현충원 묘비 23기에 ‘광주에서 전사’로 기록

일부단체 “전사는 전쟁에서 적과 싸우다 죽음”

“광주는 전쟁터고 시민은 적 의미”…국민청원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현충원에 안장된 80년 5·18 광주 계엄군의 묘비에 새겨진 ‘전사’를 ‘순직’으로 바꿔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등장했다. 사진은 동작역사문화연구소가 제작한 카드뉴스 .
5·18민주화운동 제38주년을 앞두고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사이트에는 ‘현충원에 안장된 계엄군의 묘비에 새겨진 ‘전사’를 ‘순직’으로 바꿔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등장했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동작역사문화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지난 15일 ‘현충원에 안장된 80년 5·18 광주 계엄군의 묘비에 새겨진 ‘전사’를 ‘순직’으로 바꿔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단체는 “국립서울현충원의 28번 묘역과 29번 묘역에 80년 5·18 당시 광주시민들을 총칼로 짓밟은 전두환 신군부세력의 쿠데타군에 참여했다가 숨진 23명의 계엄군 묘가 있다”면서 “그 묘비 뒷면에는 ‘1980년 5월 00일 광주에서 전사’라고 새겨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어사전을 보면 ‘전사’는 ‘전쟁터에서 적과 싸우다 죽음’이라고 정의되어 있다”면서 “그러면 1980년 5월의 광주는 전쟁터였고 광주시민은 대한민국의 적이었단 말이냐”고 강조했다.

단체는 “당시 사망한 경찰 4명의 묘비에는 계엄군의 묘비와 달리 ‘순직’이라고 새겨져 있다”며 “38년이 지난 2018년에도 대한민국이 5·18의 역사를 여전히 왜곡하고 있고, 민주주의를 지키다 희생된 광주시민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는 계엄군 지휘간급 묘에 대해서는 이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전두환 신군부세력이 광주시민을 학살한 공으로 이들에게 줬던 훈장을 박탈했던 그 정신을 이어 받아 현충원에 있는 묘 중 계엄군 지휘관급이라고 할 수 있는 영관급 이상 2기의 묘는 이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해자이자 또 다른 피해자이기도 한 나머지 위관급 1기와 일반 사병 20기의 묘비에 새겨진 ‘전사’를 ‘순직’으로 바꿔 5·18에 대한 역사왜곡과 명예훼손을 바로잡아 주시기 바랍니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은 이날 오후까지 200여명이 넘게 동참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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