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격전지를 가다> 전남 신안군수

민주당 바람이냐 vs 무소속 반란이냐

전·현직 군수, 3선 도의원 등 막강 후보 출사표

민주당·평화당 공천 파동 극복 최대 변수 부상

흑산공항 건설·여객선 준공영제 도입 등 현안

전남 신안군은 6·1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무소속 강세인 지역에서 전·현직 군수와 젊음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방정치에서 잔뼈가 굵은 후보 등이 맞붙는다.

민주당에서는 천경배(42) 당대표 비서실 부실장이 청년 몫으로 전략공천을 받은 가운데 민주평화당 정연선(64) 전 전남도의원, 무소속 고길호(73) 현 군수·박우량(62) 전 군수·임흥빈(57) 전 전남도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국적 지지율 고공행진의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예상이 있지만, 후보 난립에 따른 부동층 공략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최근 민주당, 평화당의 원칙과 기준도 없이 서로를 할퀴는 공천 파동을 지켜보면서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17일 오전 전남 신안군 압해읍에서 만난 최만진(77)씨는 “민주당이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전략공천한 것은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며 “신안이 그렇게 만만하냐”고 언성을 높였다.

옆에서 말을 듣고 있던 박정자(62·여)씨도 거들었다.

박씨는 “민주당 지지자가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나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는 없다”며 “신안에서만 전략공천한 것은 신안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암태면에 사는 안성섭(73) 씨는 “민주당이든 평화당이든 전부 다 거짓말쟁이”라며 “이번 선거에서는 당 색깔을 따지지 않고 인물만 보고 뽑겠다”고 지적했다.

최근 민주당은 추미애 당대표실 부실장을 지낸 천경배 후보를 전략공천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박우량 전 군수는 원포인트 당규 개정으로 후보자격이 박탈되고, 임흥빈 전 도의원은 막판까지 경선을 고수하다 당의 전략공천에 반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평화당도 고길호 현 군수와 정연선 전 도의원을 경선 예비후보로 확정했지만 고 군수가 단수 추천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고 군수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

신안군수 선거는 민주당과 평화당이 공천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와 무소속 후보들 역시 후보 난립에 따른 분산된 표심을 어떻게 결집시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 천경배 후보는 상대후보들에 비해 지역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천 후보는 추미애 당대표비서실 부실장과 문재인대통령후보 상임선대위원장 비서실 팀장을 역임했다. 그는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 능력있는 젊은 군수’를 내세우며 개혁과 젊음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천 후보에 맞서 평화당 정연선 후보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전남도의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정 후보는 충실한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활발하게 민심을 누비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오랜기간 지역 활동으로 구축한 조직도 플러스 요인이다.

전·현직 군수의 명예를 건 물러설 곳 없는 한판 승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인지도 면에서 고길호 현 군수가 현직 프리미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선거를 앞두고 중도하차한 뒤 와신상담해 온 박우량 전 군수의 지명도 역시 만만치 않다.

무소속 고길호 후보는 재임기간 무난하게 군정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4년간 다져놓은 사업의 연속성 있는 추진으로 행복한 신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요 공약으로 성장동력의 기반이 되는 십자형 도로망 완성, 신안관광 500만 시대 조기 실현 등을 제시했다.

무소속 박우량 후보는 2번에 걸친 군정 운영 경험과 그동안 현안 사업 추진에 보였던 박 전 군수의 열정은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친환경 농수산업을 통한 잘 사는 천사섬 신안, 가고 싶을때 갈 수 있는 편리한 천사섬 신안, 천사섬만의 특수한 복지시스템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무소속 임흥빈 후보는 신안 최초 3선 도의원을 역임, 지역사회에 ‘준비된 일꾼’이란 인식이 쌓일 만큼 관록이 돋보인다. 임 후보는 지난 12년간 사회적 약자들과 관련된 조례 제·개정에 앞장서 왔고, 정책 제안과 대안 제시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신안군수 선거전은 무소속 후보 중 일부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후보 단일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돼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소속 후보 단일화는 막판 판세에 큰 영향을 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 신안군의 최대 현안은 ‘흑산공항’ 건설사업이다. 서울지방항공청은 1천833억원을 들여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원 68만3천㎡ 부지에 1.2㎞ 길이 활주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올해 초 실시설계 완료를 거쳐 착공에 돌입하려던 계획이 틀어지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객선 준공영제 조기 도입도 요구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여객선 항로를 보유하고도 항만 등 기반시설이 열악한데다 여객선 운임 부담도 커 전남 섬주민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이밖에 새천년대교 개통에 따른 인프라 구축,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 등도 과제로 꼽힌다.


신안/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신안/박장균 기자 jkjh11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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