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의 유래와 결말

<최현서 광주동부경찰서 학서파출소>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나, 실마리를 풀 구세주 같은 배우들이 무단횡단을 하다가 사고가 나 기억을 잃는다던지 사망에 이르는 장면이 많고 관객들 역시 예상을 한다. 영화 내에서는 매우 극적인 결말을 도출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만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는 매우 큰 문제이다. 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무단횡단의 영어단어는 신기하고도 엉뚱한 유래를 가지고 있다.

Jaywalking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없었던 1900년대 초에 차와 사람은 마치 규칙을 정해놓은 듯이 자연스럽게 구분되었다. 보행자와 운전자가 서로 배려를 하며 다녔기에 신호등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개인의 욕심으로 소수의 사람들이 과속을 시작하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게 된다. 허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이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고 보행자 등 일반 시민들은 ‘2t의 살인기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로써 자동차회사들은 좋지 않은 이미지를 얻게 되어 이미지 쇄신차원에서 지금의 Jaywalking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

“Jay(바보, 얼간이) + walking(걷다)”의 합성어로 도로는 자동차 전용 길이고 도로 근처에 알짱거리는 행위는 일종의 “바보같은 행위이다.”라는 의미에서 만들어냈다. 이를 언론을 통해 홍보하고 보행자의 과오임을 각인시켰고 이와는 별개로 무단횡단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다보니 무단횡단 금지법이 생기게 되고 신호등의 “지시”에 따라 사람들이 도로를 지날 수 있게 되었다.

자동차회사와 보행자 사이의 공방전에서 시작된 단순한 무단횡단 유래이지만 최근 대법원 판례를 보면 무단횡단 사고와 관련하여 운전자들의 무죄판결이 많아짐을 알 수 있는데 신뢰와 원칙의 확대, 운전자의 주의의무 축소, 국민 참여 재판배심원들의 무죄의견이 그 이유이다.

법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배심원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 또한 무단횡단의 죄가 점점 커져가고 있는 실태이다. 목적지로 단 몇 분을 빨리 도착하려다가 몇 년을 걷지 못하는, 혹은 아름다운 우리 생을 되돌릴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무단횡단의 결말은 영화와 현실에서 다르다. 앞에서 이야기한 영화에서의 무단횡단은 일종의 도구로 쓰이는 단순한 하나의 흥미로운 사건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현실 속에서는 보행자, 운전자 모두를 불행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불행의 씨앗임을 명심하고 광주시민 모두가 무단횡단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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