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어린 나이에…진심으로 감사”

5·18민주묘지 뜨거운 추모 열기

전국 각지서 학생·시민들 발걸음

“우리보다 어린 나이에… 불쌍하고 슬퍼요.”
 

5·18민주화운동 38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1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양산초등학교 학생들은 종이를 이용해서 직접 만든 흰 국화꽃을 헌화하고 묵념했다./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5·18민주화운동 38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1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이곳엔 유가족을 비롯해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동호회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추모탑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고, 고개 숙여 묵념한 뒤 묘소 곳곳을 둘러봤다. 단체 참배객들은 해설사의 설명에 귀 기울이며 5월 영령의 넋을 기렸다. 당시 상황을 듣고, 슬픔과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부산에서 온 김유리(34·여)씨는 “뉴스와 영화를 통해 접했던 5·18을 광주에서 직접 보고 느끼니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며 “오늘날 민주주의를 있게 한 열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역사유적 체험학습으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양산초등학교 학생들은 종이를 이용해서 손수 만든 흰 국화꽃을 열사들의 묘비 앞에 올려놓았다.

윤장미(6학년)양은 “전재수 열사가 우리보다 더 어린 나이에 총에 맞아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미술시간에 직접 만든 꽃을 드리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살레시오 고등학교 학생 20여명은 묘소 앞에서 단체로 묵념을 하고,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뒤 질문을 하기도 했다.

조승원(살레시오고 2학년)군은 “같은 학교 선배님께서 이곳에 계신다는 것이 존경스럽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이나마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묘소에 절을 한 뒤 인사를 건넸다. 묘비 앞의 사진과 비석을 쓰다듬으며 오열하기도 했다.

순천에서 아내와 함께 온 김승민(52·순천시 용당동)씨는 “당시 19살이던 형과 친구들이 희생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며 큰 충격과 슬픔의 시간을 보냈다”면서 “억울하게 죽은 아들을 그리워만 하시던 아버지께서 작년에 돌아가셨다. 남겨진 가족들 역시 그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남을 잃었다는 김병순(83·여)씨는 “23살이던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지금쯤은 환갑이었을텐데…한 가족의 아버지로서 살아보지도 못했다”며 “5·18에 대한 진상과 가해자의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죽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눈물을 삼켰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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