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화백·조각가 손연자 15년만에 부부전

칠순 넘은 예술가 부부의 아름다운 ‘동행’

최영훈 화백·조각가 손연자 15년만에 부부전

24일부터 6월 5일까지 광주 신세계갤러리,
 

최영훈 작 ‘봄날의 꿈’

함께하는 삶의 희노애락을 넘어 각자의 예술 지향점을 존중하고 응원하며 지내다 보니 강산은 여러 차례 변화의 물결 속에 일렁였을 듯 싶다.

힘든 시간도 많았겠지만 손을 꼭 잡은 채, 반 세기 넘는 세월 동안 예술가의 길을 함께 걷는 시간은 더없이 든든하지 않았을까. 서양화가 최영훈과 조각가 손연자 부부의 작품을 바라보며 드는 작은 단상이다.

환상적인 색채로 기쁨과 환희의 세계를 표현하는 최영훈(71) 화백과 ‘군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 자아와 세상살이를 표현해 내는 조각가 손연자(71)씨가 15년만에 부부 동반전시에 나섰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24일부터 6월 5일까지 최영훈·손연자 부부 작가의‘동행’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감각적인 색채로 꽃과 나무, 다채로운 풍경을 그려 ‘색채의 마술사’란 별칭을 가진 최 화백의 회화와 군상으로 인간 세상의 신산(辛酸)을 형상화하는 손 작가의 조각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최 화백은 색면추상과 구상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다. 꽃과 나무를 구상적으로 그린 듯 하지만 그려진 대상의 윤곽선은 보이지 않고 보색대비의 대담한 색면은 추상적으로 보이는 동시에 삶 속의 ‘생동하는 즐거움’을 나타낸다. 그의 그림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오로지 색채다. 두껍게 발라 올려진 물감의 표면에서 발하는 색상은 캔버스에 꽉 차 강렬한 작가의 감정을 표현해 낸다.

그는 이번 전시에 ‘봄꽃’과 ‘석정의 봄’ 등 18점을 출품했다. 100호 이상의 대작을 중심으로 구성하면서 새롭게 선보이는 정물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손연자 작 ‘여유로움’

손 작가의 이번 전시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여유로움’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 변형되고 절제된 형상미를 통해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인생 사연을 군상의 분위기와 표정으로 보여줬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어가는 시간 속에서 보다 넉넉하고 자유로운 느낌을 손끝으로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의 조각 작품에서 느끼는 가장 큰 묘미는 각양각색의 인간군상의 모습에서 관람객들이 각자의 입장과 느낌으로 해석이 가능해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를 배가시킨다는 점이다.

한우종 광주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는 “비슷한 듯 다른 군상의 모습으로 함께 하는 세상살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낸 손 작가와 깊고 풍부한 색채로 작가 내면의 정서를 표현한 최 화백의 작품은 부부작가의 삶과 매우 닮아 있다”며 “이번 전시는 오랜 기간 함께 작가의 길을 동행하며 만들어낸 창작의 결실을 선보이는 자리”라고 말했다. (문의=062-360-1631)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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