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한방에 비켜

변비, 한방에 비켜

<이상영 청연한방병원 대표원장>
 

‘삼시세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실제 현재 방송 등에서는 수년째 먹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먹는 것, 바로 끼니를 중요시 여긴다.

바쁜 현대인들은 삼시세끼를 모두 챙겨먹기란 어렵지만 최대한 챙겨 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간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배출하는 것이다.

영양소를 섭취하고 제때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은 만큼 규칙적으로 배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하루에 2-3끼를 챙겨먹지만 대변을 보는 횟수는 천차만별이다. 하루에 여러 번 화장실을 가는 사람도 있고, 며칠에 한번 꼴로 겨우 화장실을 가는 사람도 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묽은 변을 보고, 어떤 사람은 굳은 변을 보기도 한다.

이처럼 배변은 개개인의 몸의 상태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변의 상태가 곧 그 사람의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몸속으로 들어오는 음식들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배설물들의 상태도 잘 살펴봐야하는 이유이다.

사람마다 변비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대변을 보지 못하고 하루만 지나면 불편감을 호소하는 반면, 며칠 동안 화장실을 가지 않아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다.

국제적인 위장관 질환의 진단기준인 로마기준 IV에서는 기능성 변비를 ▲배변시 과도한 힘주기가 4회 중 최소한 1회 ▲딱딱한 변이 4회 중 최소한 1회 ▲불완전 배변감이 4회 중 최소한 1회 ▲항문폐쇄감이 4회 중 최소한 1회 ▲손가락을 이용하거나 아랫배를 누르는 등의 배변을 돕기 위한 부가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4회 중 최소한 1회 ▲일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등의 6가지 기준 중에서 최소한 두가지 이상을 만족하며 과민장 증후군의 진단기준에는 만족하지 않을 때로 정의하고 있다.

변비와 더불어 복통과 더부룩함이 존재할 수도 있다.

변비의 원인으로는 기질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기질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기능성 변비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식습관과 생활 습관상의 변화로 많은 현대인들이 기능성 변비를 호소하고 있다.

변비는 증상이 나타난 기간, 증상의 정도, 유발 인자, 연령, 환자의 기대치 등에 따라 개인별로 치료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고 섬유소 식사요법, 행동요법, 약물요법 등을 병용한다. 또한 운동은 노인변비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나 성인변비환자에서의 연관성은 미약하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방법은 심한 변비 환자에게는 완전한 해결책이 되기에 부족하다.

약물요법으로는 부피형성하제를 통해 대변의 수분이 유지되게 하거나, 대변 연화제로 부드럽게 배출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마그네슘 제제나 PEG, lactulose나 글리세린 등으로 삼투압을 조절하거나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하여 장관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는 방법도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변비를 크게 실비(實秘)와 허비(虛秘)라는 두가지 관점으로 본다. 실비(實秘)는 열이나 순환의 저하로 변이 축적돼 변이 나가지 못하는 경우로 볼 수 있고, 허비(虛秘)는 변을 내보낼 힘이 없거나 몸이 차서 변이 나가지 못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사람마다 각자 대변 양상이 천차만별인 만큼, 그 사람의 변비가 발생하게 된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실비(實秘)는 응결된 것을 풀어주고, 허비(虛秘)의 경우는 배변의 동력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다른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진다. 침, 약침, 뜸, 한약치료, 심부온열치료, 물리치료 등의 방법이 사용된다. 장운동을 활성화시키고, 전신적인 순환을 도우며 치료를 진행한다.

치료를 받는 것에 비해 효과는 미미하더라도 부작용이 적고 쉽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변비에 좋은 음식을 적정하게 섭취하고, 장 운동이 원활할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스스로의 노력이다. 많은 현대인들은 변비가 유발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을 자주 접하고, 운동량도 부족하다. 물이나 과일보다는 카페인이나 과자 등의 식품을 더 자주 먹기 쉽다. 의식적으로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변비 해결에 좋은 습관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내 몸속으로 좋은 음식들이 적절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하자. 식사는 규칙적으로 때에 맞춰서 한다. 텀블러나 컵을 준비하여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식이섬유와 유산균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여 준다. 식이 섬유는 대장내에서 균의 성장을 돕고, 물, 이온과 결합하여 변을 부드럽게 하고 부피를 키워 변비를 개선한다. 하루에 약 20-25g 정도의 식이 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복부 마사지도 장운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로, 정해진 시간에 배변을 하는 습관을 만든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으면 건강을 지키기 힘들다. 생활 습관의 변화에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의료진의 적절한 도움을 받아 꽉 막힌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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