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녹슨 세월호 내부 ‘상처투성이’

4년만에 공개…‘처참’한 모습 사고 충격 짐작

유족들 마음도 무너져 …미수습자 5명 수색 재개

세월호 로비 둘러보는 기자들
24일 세월호 선체 내부 공개행사가 전남 목포신항에서 열려 기자들이 선체조사위원회 관계자와 함께 3층 중앙로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후 4년여만에 처음 공개된 세월호 선체 내부는 검붉은 녹으로 변해 있었다. 곳곳엔 패인 자국도 선명했다. 상처투성이로 변한 세월호 내부 모습에 유가족들의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24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엔 취재진과 선체조사위원회, 4·16 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모여 굽이굽이 모퉁이를 돌아 워킹타워에 오르자 지난해 인양 과정에서 램프(차량 출입 통로)가 잘려나간 화물칸이 보였다. 안전 장비를 착용한 채 들어간 화물칸은 곳곳이 깨지고 망가져 있었다. 자동차들로 가득 찼던 이곳은 이젠 엉클어진 전선들과 구부러진 철판 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황량한 곳으로 변해 있었다. 3과 4층 뱃머리 쪽으로 이어진 객실도 사고 당시 충격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벽체 대부분이 침몰·인양 당시 충격에 찌그러거나 패여 있었다. 난간이 부러져 나간 나선형 형태의 계단과 휘어진 안내판이 아니었으면 이곳이 어디였지는 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선조위 조사관은 객실 협착 부위를 가리키며 “이 구역에서 단원고 학생들의 유류품이 다수 발견됐다”며 “협착부를 절단해 수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욱 4·16 가족협 인양분과장은 손전등으로 객실 왼쪽을 비추며 “이곳이 남학생들이 있던 장소”라고 덧붙였다. 바닥 곳곳엔 사각형 모양의 구멍이 뚫려있었다. 선체가 누웠을 때 수색로를 마련하고자 절단한 흔적들이었다. 조각조각 떨어져 나간 선체의 흔적은 바닥과 벽 곳곳에 관찰됐다. 객실부 한편에는 침몰 당시 충격으로 철판 벽체가 안쪽으로 밀려들어 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객실과 이어진 나선형 계단을 이용해 3층 중앙로비와 주방으로 내려오자 이곳 역시 설치된 구조물도 부서지거나 찢겨있었다. 내부 잔존물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철판이 터져 버린 곳도 목격됐다.

화물칸 바닥과 천장 쪽에 설치된 고박장치도 녹덩어리로 덮였다. 바닥과 벽면 곳곳엔 말라 붙은 펄이 보였다. 내부 잔존물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철판이 터져 버린 곳도 목격됐다.

선수와 선미도 바닷속에 잠겨있다가 나온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선수에 설치된 좌·우현 앵커(닻) 줄은 끊겨 있었으며, 선미에 설치된 CCTV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이정일 선조위 사무처장은 “타기실은 배 방향타를 조종하는 기계실이다”며 “침몰 원인을 검증하는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등을 고려해 세월호 내부 공개는 3층 선미 타기실 입구에서 약 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한편 해수부와 세월호 선조위는 내달부터 남은 미수습자 5명에 대한 수색을 이어갈 예정이다.


목포s6;김정길 기자 kj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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