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수입·공급 판매가 이중 책정 논란

영세 가스충전소 가격 경쟁 안돼…매출 하락 직격탄

2016년~2017년새 지역 4개 업체 경영난에 문닫아

SK가스 등 일부 국내 대형 LPG 수입·공급업체들이 광주지역에 가스 충전소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택시 운전사들에겐 정상 판매가, 일반 운전자들에겐 할인가로 나눠 이중가격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가격 경쟁에 뒤쳐진 지역 영세 LPG 충전소들은 ‘대기업 횡포에 생존권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지역 LPG 충전소 업계에 따르면 수입·정유사에선 매달 LPG 공급 가격을 한달 먼저 선 반영해 발표한다. 국내 LPG공급가격은 국제 LPG 가격을 기반으로 환율과 세금, 유통 마진 등에 의해 결정된다. 가격이 결정되면 SK가스 등 국내 LPG 수입사와 대형 정유사들은 중간 도매상인 지역 가스 충전소(판매소)에 공급한다. 국내 LPG 공급사는 수입사 2곳(SK가스, E1), 정유사(현대 오일뱅크, SK 에너지,에쓰오일, GS칼텍스 ) 4곳 등 총 6곳이다. 이들 업체들이 광주지역에 공급하는 LPG 공급가격(23일 기준)은 리터당 평균 739원이다.

현재 광주지역에서 운영중인 LPG 충전소는 55곳 정도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지역 중·대형 업소로 분류되는 곳은 SK가스 직영점(5곳·임대형식), E1(3곳·임대형식), 반디가스 (5곳), 대창석유 (3곳), 제일충전소 (3곳) 등 19곳이며, 나머지 36곳은 영세업자들이다. 이들 업체들은 자율적으로 소비자가격을 정해 운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광주 평균 LPG 판매가는 830원에서 870원 정도다.

문제는 대형 공급사인 SK가스 등 일부 업체들이 할인가 및 정상 판매가란 명목으로 이중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업체들은 택시 기사들에겐 일반 충전소 평균 판매가(840원)를 적용하고 있는데 반해, 일반 운전자들에게 할인가를 명목으로 63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대형 공급사 직영점들의 경우 LPG 공급가 자체를 저렴하게 받기 때문에 이러한 가격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리터당 700원이 넘는 가격에 공급을 받는 영세 업체들은 사실상 가격 경쟁이 되질 않는 구조다. 이로 인해 2016년과 2017년에만 광주지역 4곳의 영세 가스 충전소가 경영난에 허덕이다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가스 충전소 업체들은 이러한 행위가 LPG 시장을 교란하는 공정거래위반행위란 지적이다.

지역 한 가스충전소 관계자는 “대기업이 자신들의 이점을 활용, 대규모 물량공세로 지역 영세 LPG 업체들을 죽이고 있다”며 “불공정행위가 명백한데 관할 지자체는 눈을 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가스 본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판매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본사가 아닌 지역 충전소에서 마진률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며 “판매가가 결정되는 만큼 이중 가격 판매는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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