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격전지를 가다> 전남 고흥군수

‘예산통’ 공영민 vs ‘행정통’ 송귀근

민주-평화 양자 대결…예측불허 혈투 예고

인구 급감·초고령화 등 시급한 현안 산적

6·13 지방선거 전남 고흥군수 선거에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이 세게 붙었다.

박병종 현 군수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고흥군수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다. 현재 민주당 공영민(64) 후보와 평화당 송귀근(61)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행정전문가다. 무엇보다 양자 대결로 치러질 이번 선거에 지역민들의 표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여부와 저마다 장점을 앞세운 각 후보들의 인물론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24일 고흥군 고흥읍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김철진(36)씨는 “집권 여당 군수가 지역발전의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잘해 온 정부와 민주당에 힘 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양식을 하는 유현호(35)씨도 “고흥은 민주당 텃밭”이라며 “공영민 후보가 아무래도 유리한 싸움이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인 고흥지역은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공영민 후보가 유리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표심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정당보다 인물론이 강세를 펼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예측불허의 선거전이 예상된다.

자영업자 박현재(67)씨는 “군수 선거는 정당보다는 인물이 중요하다”이라며 “공영민 후보가 유리하다고 조용한 선거를 하려다가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공행진 중인 당 지지율에 힘 입어 민주당 공영민 후보가 압승할 지, 지난 4년간 와신상담 끝에 출사표를 던진 평화당 송귀근 후보가 선전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민주당 공영민 후보는 7급 행정직 국가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들인 후 예산 라인에 몸담은 ‘예산통’이다.

그는 23년간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면서 전문성과 인품을 인정받아 후배들로부터 ‘가장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재부와 제주특별자치도 등 30여 년 공직생활 끝에 제주발전연구원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한 공 후보는 3년 전부터 출마에 뜻을 두고 고흥 515개 마을 논밭을 누비고 다녔다. 그는 농촌 들녘의 농민들을 향해 고향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그의 발품과 참신성은 조금씩 젖어 들었다.

기재부 재직 시 인맥으로 예산확보가 다소 쉬울 것이라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제주도에서 펼친 기획과 지방행정, 7대 문화유산 관광정책 주도 등 머릿속에 든 아이디어는 2천만 관광객 방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민선 6기 때의 관광정책을 이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과 소통이 좋다는 점, 가난을 겪어본 대표적 흙수저로 입지전적 인물상을 부각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공 후보의 주요 공약은 ▲녹동신항 물류기지 확장 ▲금산 오천항의 국제항 개발 ▲녹동에서 대서까지 해안선을 따라 관광 일주도로(국가 지원 지방도77호선) 개설 등이다.

또 ▲농수축산업 생산·가공라인 기계화·자동화 시스템 구축 ▲고흥만에 첨단 스마트팜 원예단지 조성 ▲농산물연구단지 건립 ▲농기계 임대사업 확대 등도 약속했다.

공 후보는 “23년간 기재부 근무 경력과 정부와의 인맥을 활용, 고흥 발전을 위해 정부예산 확보에 힘쓰겠다”며 “또 제주도 근무 때 제주관광 활성화에 성공한 것도 고흥에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평화당 송 후보는 행정고시 합격 뒤 33년간 관료 길을 걸어온 ‘행정통’으로 불린다.

그는 전남도 경제정책과장·지방과장, 장성군 부군수, 고흥군 부군수를 거친 후 행정자치부 주민과장·자치제도과장과 광주광역시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개발국장, 소방방재청 기획조정관, 행정안전부 조직정책관 등 중앙정부에서 다양한 국가정책을 수립했고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 국가기록원장을 끝으로 33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고향 고흥에 내려와 고흥의 새로운 희망을 전하고 있다.

송 후보는 지역내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조직력이 장점이다. 그는 지난 2014년 출마 때도 때가 묻지 않은 참신성이 돋보였다. 고시 출신으로 40대 초반 고흥에서 부군수를 지낸 점은 유권자의 마음을 잡아 선거판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장점에 속한다.

송 후보는 고흥 발전을 위한 비전으로 ▲고흥산 농·축·수산물의 브랜드화 및 판매망 확대로 소득 증대 ▲남해안 제1의 해양관광지로 육성 ▲인구증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지역 활력 회복 ▲노인복지시설의 획기적 개선 건강한 노후생활 보장 ▲도로·항만 등 각종 사회간접시설 확충으로 군민들의 편리한 생활여건 조성 등을 제시했다.

또 ▲농수축 스마트팜 집중육성 지원 ▲청년 귀향 프로젝트 ▲체류형 관광 인프라 개발 ▲국가 및 도 산하 연구기관 유치 ▲로컬푸드대형직판장 개설 ▲재래시장 활성화 ▲명문교 육성 ▲고흥대표 먹거리 개발 등을 공약했다.

송 후보는 “고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세월동안 쌓인 고흥의 묵은 때를 확 벗겨내고, 이를 토대로 사람답게 사는 세상,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고흥군은 65세 이상 고령 유권자 비율이 50%에 달할 만큼 인구 급감과 초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도내 지자체 가운데 소멸 대상지역로 꼽히고 있는 등 민선7기 군수의 책임은 막중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향후 10년을 인구절벽 위기의 극복할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인구정책 로드맵을 수립해 중장기 대응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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