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연중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달려있다

전국 생산량 91% 점유‘천일염 1번지’각광

서해안 갯벌 이용 ‘미네랄’함유 우수성 인정

가격 하락세 뚜렷… 생산어가 주름살만 늘어
 

전남은 천일염 전국 생산량의 91%를 차지해 ‘천일염 1번지’라 부르고 있다.하지만 지난 2011년부터 소금값 하락으로 생산어가들의 주름살은 깊어만 가고 있다. 사진은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전남도 제공

<16>천일염 현황

옛부터 소금은 일상 생활과 밀접했다. 소금 성분에는 해독, 살균, 지혈 효과가 있어 민간요법으로 활용됐기때문이다.

소금은 생산 및 제조방법에 따라 천일염, 암염, 정제염, 재제염 등으로 구별된다.

우선, 천일염은 염전에서 햇볕과 바람으로 바닷물을 자연 증발시켜 만든다. 특히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갯벌 천일염이 주로 생산된다. 암염은 예전에 바다였던 곳이 지각변동으로 인해 육지로 변한 뒤 세월이 흘러 소금만 남아 바위처럼 굳어진 것을 말한다. 정제염은 이온수로 불순물과 중금속 등을 제거하고 얻어낸 화학소금이다. 마지막으로 재제염은 흔히 ‘꽃소금’이라고 부르는데, 천일염이나 암염을 물에 녹여 가마솥에 넣고 열을 가해 다시 결정시키는 과정을 거친 소금이다.

신안 가동 면적 ‘으뜸’

산소와 영양분 운반과 공급에 필수적인 소금은 신체대사활동을 균형있게 유지하는데 중요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지나친 섭취는 금물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 적정 소금 섭취량을 5g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적당히 먹되 반드시 먹어야 하는 소금, 어떤 소금을 먹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천일염을 권한다. 천일염은 다른 소금에 비해 비만, 고혈압 등 건강에 해로운 염화나트륨 함량은 낮은 반면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몸에 좋은 각종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게랑드 소금보다 칼륨은 3배, 마그네슘은 2배 이상 많아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같은 천일염은 전남 서남해안 갯벌에서 전국 91% 가량을 생산한다. 전라남도를 명실상부한 ‘천일염 1번지’라고 부르고 있는 이유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 염전 허가면적은 4천504㏊인데 전남은 3천472㏊로 77% 가량 점유하고 있다. 업체수 역시 전국 1천140개소 가운데 전남은 1천54개소로 92%를 차지할 정도다.

이를 시·군별로 들여다보면, 신안군의 가동면적이 2천211㏊로 전국 점유율 60%, 전남 78% 가량이어서 천일염 생산에 관한한 단연 1위다. 이어 영광군이 468㏊, 무안 91㏊, 해남 44㏊ 순이다.하지만 천일염 가격이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생산어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11년 ㎏당 525원 하던 값은 2012년 395원, 2015년 230원으로 떨어지더니 2016년 198원, 지난해에는 151원까지 하락하고 말았다. 물론 정부가 나서 수매를 한다고 하나, 워낙 값이 바닥세여서 포기어가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천일염은 일제 강점기인 1907년께 근대화 되기 시작됐다. 우리 선조들은 바닷물을 끓여 불순물을 줄인 자염을 선호한 탓이다. 신안염전은 6·25동란 직후인 195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 근대 염전의 본격적인 신호탄이었다. 이때부터 산업화가 서서히 이뤄지면서 공업용 소금이 많이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안을 중심으로 하는 염전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천일염에 대한 우수성은 어느정도 인정받았지만 생산과정에서 끊이지 않는 위생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대표적인 논란은 염전 개흙이 무르다보니 장판을 깔아야 하는 한계에 도달했다. 전남도는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1천110억8천700만원을 투입해 염전 바닥재를 식품에 적합한 소재인 친환경 장판과 타일, 옹기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식품 안전성 확보 및 소비자 신뢰 구축을 위한 개선 사업이다.

또 다른 논란은 서해안 바닷물에 대한 오염이다. 서해안 지역에 공장이 증설되면서 불거진 논란거리다. 따라서 전남도는 식용천일염 안전관리 기준에 적합한 바닷물을 염전 저수지에 공급할 수 있도록 저수지 주변, 취·배수관 또는 인·배수로 등 설치, 정비에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다. 여기다 바닷물을 한데 모아 증발시키는 증발지에서의 함초같은 염생식물 제거를 위해 농약을 사용 한다는 의혹도 명쾌하게 풀어야 할 숙제다.

이는 지난 2015년 일부 언론에서 제기돼, 당시 해소되기는 했으나 완전히 불씨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생산어가들은 위생 안전관리에 더욱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행정당국 역시 이에 대한 감시강화가 절실하다는데 이견이 없다.

전남도는 지난 9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서울국제수산식품전시회’에서 천일염 홍보관을 운영했다./전남도 제공

이처럼 천일염 산업은 산업의 영세성, 생산시설 노후화, 식품안전성 확보 미흡, 복잡한 유통구조, 노동력 및 후계자 확보의 어려움, 산업화를 위한 R&D 부족 등의 문제로 천일염의 고급·명품화 사업 추진은 더디기만 하다.

노동 환경 개선 ‘자동화’ 필수

따라서 전남도는 천일염에 대한 식품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천일염 산업발전은 기대할 수 없어 생산시설이나 주변환경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여기다 전근대적인 생산방식과 시설에 대한 표준모델 개발 생산 및 자동화 도입도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천일염 자동 채염기계 보급이다. 자동채염기는 결정지의 소금을 이동수레로 옮기는 작업을 자동화 시켜주는 기계로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 탓에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많다는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남도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서울국제수산식품전시회’에서 ‘전남도 천일염 홍보관’을 운영해 대도시 소비자들을 상대로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는 등 소비 촉진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근석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천일염 생산에 전라남도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으나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것도 사실이다”면서 “날씨가 좌우하는 생산여건 때문에 안정적인 수급대책을 마련하고 나아가 비축제도를 통해 소금가격 안정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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