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격전지를 가다> 전남 광양시장

4년 만의 리턴매치 승자는

민주당 김재무-무소속 정현복 한판 승부 예고

김현옥·이옥재도 가세…지역 발전 공약 관심

6·13 지방선거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한 전남 광양시장 선거는 4년 만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은 김재무(58) 후보와 재선 도전에 나서는 무소속 정현복(68) 현 시장이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 이은 두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현직 시장의 프리미엄이 상당하지만, 김 후보가 오랫동안 시장선거를 준비하면서 정관계에서 밀리지 않는 입지를 갖추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지난 8년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시장을 선택했던 광양 유권자들이 전국적 지지율 고공행진의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주느냐, 인물론이 이를 넘어서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27일 광양시 중동 중마시장에서 만난 김남식(55)씨는 “현재 집권 여당 후보인 김재무 후보가 정책 추진력이 더 있지 않겠냐”며 “정현복 시장은 이미 한번 시장 경험이 있지 않느냐. 한 번 더 하는 것보다는 김재무 후보가 이번에 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주부 양현정(32)씨 역시 “김 후보는 광양에서 도의회 의장까지 한 뿌리를 박은 정치인이라 정이 간다”고 말했다.

반면 자영업자 이영훈(36)씨는 “정현복 시장이 더 가능성 있다고 본다”며 “지난 4년 동안 시장직을 성실히 수행했으면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계속 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정상원(46)씨도 “당은 중요하지 않다”며 “시가 추진하는 사업이 한창인데 시장이 바뀌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김재무 후보와 무소속 정현복 시장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이미 격돌한 바 있다.

당시 광양 표심은 무소속 정현복 후보에게 36.5%를, 새정치민주연합 김재무 후보에게 30.5%를 주면서 광양 부시장 출신의 마당발로 통했던 정 후보의 손을 들어 줬다.

광양 유권자들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시장을 선택했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당 지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치러져 쉽사리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김 후보는 4년 전 패배에 대한 설욕을 벼르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남도의회 의장을 지내는 등 중앙과 지방을 넘나드는 탄탄한 인맥이 최대 강점이다. 여기에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여당인 민주당의 경륜있는 후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 보다도 막강하고 든든한 진형을 갖추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12개 읍ㆍ면ㆍ동 구석구석을 살피는 ‘버스 타고 시민 속으로’ 등의 민심투어를 통해 광양항컨부두, 세풍산단, 화학클러스터 조성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또 생활복지·문화도시를 청사진으로 지역민들과 접촉면을 늘리는 등 바닥민심을 다지고 있다. 김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미래 생존 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광양도 산업구조 개편과 다양화를 통해 100년을 이어갈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무소속 정 후보는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이 최대 강점이다. 신안 부군수, 전남도청 공보관 등을 역임한 정 후보는 민선 6기 들어 시민 소통 행정을 펼쳐 왔다. 그는 빛의 도시 광양을 천혜의 자연자원인 백운산과 섬진강을 기반으로 문화ㆍ예술ㆍ관광도시로의 도약기틀을 마련했으며, 전략적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후보는 ▲어린이테마파크 조성 ▲중마·금호·이순신대교 해변공원 조성 ▲미래 4차산업 집중 육성 ▲섬진강 뱃길·마리나항 개발 ▲광양읍·목성·인서지구 개발 등을 공약했다.

정 후보는 재선 출마 선언을 통해 “15만 광양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행정달인, 예산전문가로서 추진력 있는 깨끗한 정현복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 달라”고 밝혔다.

광양시장 선거전은 바른미래당 김현옥(73) 후보와 무소속 이옥재(63) 후보의 선전 여부도 관심사다.

미래당 김 후보는 교육문화재단을 설립해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우고 문화·역사를 토대로 한 도시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공격적인 외자 유치로 백운산 기슭에 화장품 제조공장 조성, 노동환경 개선 위원회 설치, 좋은일꾼 만들기 운동센터 설립 등을 약속했다.

무소속 이 후보는 전남·경남 11개 시·군을 합한 동서대통합 경전특별도 건설 추진, 광양제철소 연계 연간 200만대 생산 자동차 공장 건립, 광양시 랜드마크 888m 세계 제1탑 건설, 경비행기 제조 및 경비행기 관광산업 육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편 영·호남이 어우러지는 지점에 위치한 광양은 정치 성향이 다양하다.

광양제철소가 조성되면서 외지인 비율이 높은 데다, 전남의 다른 지역에 비해 30~40대의 젊은 유권자도 많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보수정당 지지표가 10% 안팎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진보 정당인 민중당 시의원이 당선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후보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지역발전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느냐에 표심의 향배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광양/김현수 기자 kh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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