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에서 ‘재외한인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 현황과 전수방안’ 학술대회

조선독립 유공자 찾아내고 후손 보살피는데 힘써야

4일 국회에서 ‘재외한인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 현황과 전수방안’ 학술대회

미국·舊 소련·중국·일본·멕시코·쿠바 등 해외 독립운동 유공자 발굴 방안 모색

전남대 김재기·김영술·임영언·명동호, 조선대 박찬용 박사 등 주제 발표·토론
 

1930년대 쿠바 마탄자스에서 한인 1세대와 2세대가 함께 찍은 단체사진

제63회 현충일을 맞이해 4일 국회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린다. 일제의 조선침탈과 강점기 당시 미국과 러시아(구 소련지역), 중국, 일본, 멕시코, 쿠바 등 해외에서 조선독립을 위해 활동한 독립 운동가를 발굴하고 그 후손들을 찾기 위한 방법론 등을 논의하는 학술행사다. 전남대 김재기 교수 등 20여명의 학자들이 모여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 실에서 열리는 이날 행사는 ‘재외한인 서훈 미 전수 독립유공자 현황과 전수방안’을 주제로 해 (사)재외한인학회와 최경환·이학영·정양석 국회의원 실이 주최한다. 주관은 전남대 공공행정연구소, 광주학생독립운동연구단,코리아스포라연구회 등이다.

올해로 광복 73주년을 맞지만 해외독립운동사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미흡한 상태다. 구 소련 지역과 중국, 일본, 중남미(쿠바, 멕시코) 지역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와 활동내역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조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뜻있는 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많은 사실들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안타까운 것은 해외에서 조선독립운동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많은 분들이 아직도 자료 미비 등의 이유로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비록 서훈을 받았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연결고리가 끊어짐에 따라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후손들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들은 우리정부의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

이날 학술회의는 조선독립을 위해 활동했던 애국지사들을 더 많이 발굴해 선양사업의 범위를 넓히고 또 그 후손들을 잘 보살피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중국과 구소련지역, 일본(제1부), 미국과 멕시코·쿠바(제2부)를 대상으로 한 서훈미전수 독립유공자 현황과 전수방안에 대한 연구자들의 발표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중국지역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 현황과 전수방안

중국지역 해외독립운동 범위

-발표자:안병삼(초당대) 박찬용(조선대)

-토론자:김용필(동포세계신문) 장세윤(동북아역사재단)

현재(2018년 5월)까지 전체 독립유공자는 14,879명이다. 독립운동 참여자수가 3백만 명, 순국자 수가 15만 명이라고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에 불과하다. 정부에서는 유족이 없어 포상 신청을 하지 못하는 독립운동가도 포상하기 위해 유족의 신청에 의한 포상 뿐 아니라, 정부 주도의 발굴 포상으로 포상 체계를 전환하여 무후 독립운동가도 포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성과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이 중 독립 유공자로 인정받아 서훈이 확정되었으나 훈장을 전수받지 못한 미전수율은 37.7%(14,779명 중 미전수자 5,576명)에 달하고 있다. 독립운동에 참여한 공적으로 포상을 받은 독립유공자 중, 후손이 확인되지 않아 훈장(건국훈장,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을 전수하지 못한 것이다.

훈장 미전수 사유는 북한 본적, 본적미상, 제적부 없음, 무연고 등의 사유 순이다. 이외에도 독립운동을 하며 일제의 감시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명으로 활동한 경우와, 제적부상 본적ㆍ주소 등이 정확히 확인 되지 않은 경우 등의 이유로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지역 훈장 미전수자 1,058명의 명단은 운동계열로 만주방면과 중국방면 두 가지로 나누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이 명단에 들어있는 사람들이 모두 중국 내에서 활동을 하였는지는 명확한 정의가 없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정확한 분류기준을 밝히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1,058명 명단을 보면, 많은 정보들이 누락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생년월일은 물론 사망년도, 주소와 본적도 미상인 경우도 많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남녀의 구별이 없다. 이러한 사실은 1,058명이 모두 남자라고 생각한 것일까? 이것이 사실이라면 여성 독립투사 역시 신속히 발굴하는 작업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중국지역 훈장 미전수자 1,058명의 남아있는 개인 사진은 물론 활동사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가족 관계도 알 수가 없어 후손의 생존 여부도 모른다.

미수여자에게 훈장을 수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국가보훈처의 홈페이지 광고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둘째, 국가보훈처가 주관하여 재외한인학자 및 국내 중국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중국 현지를 직접 가서 독립유공자를 찾는 ‘중국 현지 답사 프로젝트’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

셋째, 중국 현지 동포들이 많이 읽는 한글 신문에 훈장 미수여자에 대한 활약상과 그에 대한 개인 정보를 실은 칼럼을 실어 계속 연재를 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그의 후손, 그리고 친척들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그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그들의 구술을 기록하는 형식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멕시코-쿠바-이민이동-경로

■구 소련지역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 현황과 전수방안

-발표자:김영술(전남대)

-토론자:김병학(전남대) 심헌용(군사편찬연구소)

러시아 지역(노령 방면)은 사회주의계열의 독립유공자가 거의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곳은 냉전 이데올로기로 인한 분단 상황에서 독립유공자 발굴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점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발굴했다 하더라도 독립유공자와 후손을 찾는 것도 함경도를 비롯한 북한 출신들이 대다수다. 동시에 발굴과 서훈 전수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손을 찾기 전이라도 미전수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및 독립 정신과 애국심 등 공훈을 연구하고 선양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해외독립유공자는 지금 이 땅에 살아계시지 않더라도 이들 후손들이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만주·노령 방면의 독립유공자 포상자수는 2,393명에 이른다. 독립유공자 노령 방면 포상은 2017. 12. 31 기준 총 123명이다. 이중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는 83명으로 67%를 차지하고 있다.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 83명에서 애족장이 2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건국 포장 26명, 애국장 16명, 대통령 9명, 독립장 5명이다. 1등급 대한민국장이나 2등급 대통령장은 한명도 없다. 등급도 낮은 경우가 많다. 그것은 독립 운동가이지만 사회주의 계열이라는 이유가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것이다.

구소련지역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 출생지별로 보면, 함북 29명으로 가장 많다. 서울 6명, 강원도 3명, 러시아 3명, 북간도 1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북한 출신들이다. 특히 1869년 함경도와 평안도 등 북부 지역에 닥친 극심한 흉년은 굶주림 백성들의 월경 이주를 더욱 촉진시켰다. 그 결과 1860년대 후반 이후 다양한 크기의 한인 촌락들이 연해주 각처에 만들어지면서 이를 근거로 독립운동도 이곳 지역 출신의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발굴된 독립운동가 연고가 북한이거나 제적부가 없는 경우에는 사실상 후손을 찾기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독립유공자가 활동 당시 일제의 탄압을 피해 가명을 쓰거나 혹시 후대가 피해를 볼까 봐 본인의 행적을 알리지 않거나 지움으로써 유족들이 관련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도 후손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혼 전 사망해 후손이 없거나 제적부상 본적, 주소 등이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등 신원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유공자의 독립운동에 관한 기록을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쿠바 마탄자스 애국지사 장영기 선생 관련 활동 사진

■일본지역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 현황과 전수방안

-발표자:임영언(전남대)

-토론자:김인덕(청암대) 명동호(전남대)

일본지역 한국독립운동가 찾기는 2016년 9월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차원에서 출발하였는데 당시 27명의 서훈 미전수자에서 현재 19명 정도가 여전히 미전수자로서 확인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 내 서훈 미전수자의 후손찾기 과정에서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독립운동가들의 이명이나 통명 사용 등의 여부를 다차원적인 측면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통명이나 이명을 사용한 경우 4-5개의 이름을 가진 독립유공자들도 있는데 특별히 이들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왜 이들은 다양한 이름을 필요로 했고 사용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독립유공자들의 순국이나 사망에 관한 건인데, 어떠한 기준에 의해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기준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넷째,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하던 당시의 지명이름과 활동장소 등이 현대에 들어서 변경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현재 독립유공자 서훈 미전수자 중에서 1932년 이와테현에서 3명이 일본 폭련단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이 부분은 향후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2016년 독립운동유공자 후손찾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27명 중 8명에게 전수되었고 현재 19명이 남아 있다. 이는 2년 동안의 괄목한만한 성과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후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적인 차원에서 이들을 찾아나서야 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에서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 현황과 전수방안

 

 

미국내 미 전수 독립유공자들 거주지 분포도

-발표자:주동완(한국외대)

-토론자:신은미(한국이민사박물관) 김귀옥(한성대)

미국, 멕시코, 쿠바 등 미주지역에서 한국의 독립을 위해 활동한 독립유공자는 총 257명으로 나타나있다. 이들 257명 가운데 아직 서훈이 후손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경우는 약 63%에 해당하는 161건이다. 그리고 이 161건 가운데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순국하여 독립유공자로 서훈되었지만 후손을 찾지 못해 미전수된 경우는 약 68%인 총 109건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미전수 독립유공자들을 출신지별로 구분해보면 평안남도 출신이 가장 많은 34.9%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이 평안북도 9.2%, 황해도가 7.3%로 북한 지역인 평안남도, 평안북도, 황해도, 함경남도 등 4개 도 출신이 전체의 53.2%를 차지하고 있다. 남한 출신자로서는 서울 출신이 5.5%, 강원도가 4.6%를 기록하여 전체 남한 출신이 21.1%로 나타났으며, 출신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25.7%로 나타나 있다.

또 미국 내 미전수 독립유공자들이 활동했던 미국 내 주와 시로 분류해보면,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및 기타 지역 등 캘리포니아주가 61.4%, 하와이가 20.2%, 시카고를 중심으로 한 일리노이주가 7.3% 그리고 뉴욕이 4.6%로 나타나 미주 한인들의 미국 내 한인 이민자들의 이주 경로와 일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의 성과를 보면 2010/2011과 2015년에 반짝하고 많은 성과를 냈었는데, 이는 독립 65주년과 70주년에 되는 해였기 때문에 보여주기식 성과를 올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열을 올린 결과가 아닌가 싶다. 특별한 때에만 반짝하고 마는 일회성 행사로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를 해온 것은 아닌가 하고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으나 이번 기회에 앞서 제안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동원하고 전문가를 투입하여, 적극적으로 미국 내 독립유공자 후손찾기 운동을 전개하고 실질적으로 후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장기 지속적으로 이 운동을 유지 발전시키고 또 새로운 유공자 발굴을 위해 미국 내 현지 한인사회, 특히 한인회 등과의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멕시코와 쿠바에서 서훈 미전수 독립유공자 현황과 전수방안

쿠바 마탄자스에서 대한인국민회 3·1만세운동 18주년 기념대회 사진

-발표자:김재기(전남대)

-토론자:박갑룡(송원대) 엘리자베스 리(쿠바 이승준 선생 후손)

1905년 조선에서 멕시코에 이주해 16년간을 살다가 1921년 쿠바로 재이주한 한인들 중 상당수는 조선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쿠바 한인 독립운동가들은 멕시코에 거주할 때 3·1운동이 발생하자 지지대회를 개최하였으며, 쿠바로 재이주한 이후 1929년에 발생한 광주학생독립운동에 대해서도 마탄자스, 카르데나스, 마나티 등에서 지지대회와 특별후원금을 내 적극 지원하였다.

이들은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미국의 대한인국민회를 통해 상해임시정부에 애국금, 의무금, 의연금, 광복금 등의 독립자금을 지원한 공로로 한국정부로부터 서훈이 추서되었다. 멕시코에는 독립운동을 지원한 한인 후손들 1,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민 1세대 분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한국과 미수교 상태인 쿠바와 단절되어 후손들을 찾지 못해 귀중한 서훈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간 4회에 걸친 현지 추적 조사를 통해 총 15분의 서훈 미전수 쿠바한인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후손들에게 귀중한 서훈을 전수할 수 있었다. 서훈이 모두 전수되면 600여명의 후손들이 한국정부의 경제적 지원과 국적취득의 혜택을 받게 된다.

쿠바에는 아직도 독립운동자금 지원 등으로 서훈이 가능하신 분이 80여분이 되는데 1세대들은 모두 돌아가시고 2세대들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3세대들도 80이 넘어 기억에 한계가 있고 자료도 망실되어 지금이라도 국가의 지원을 통해 자료와 후손들을 발굴해야 한다.

사진·그래픽 제공 = 전남대 김재기교수·초당대 안병삼교수·한국외대 주동완교수·류기영

/최혁 기자 kj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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