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상청 날씨와 생활

본격 여름 시작

<범은희 광주지방기상청 기획운영과장>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과 함께 6월에 접어들었다. 6월이 시작되자마자 광주와 전남 일부지역에서는 폭염주의보가 발표되기도 했으며, 연일 30℃ 이상의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여름철 날씨의 위엄을 보였다. 6월 상순의 광주·전남 평균기온의 평균은 평년보다 1.5℃가 높았으며, 최고 기온 평균은 2℃가 높아 더운 여름철 날씨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올해는 4월부터 30℃ 이상의 기온이 기록되면서 여름이 일찍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 2016년과 2017년의 기록적인 폭염을 기억하고 있다면 당연한 걱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작년의 경우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더위에 취약한 사람과 산업체는 힘겨운 여름을 보내야만 했다. 초여름이라 할 수 있는 5월의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올해 18.3℃로 평년보다 0.9℃가 높았지만 작년(18.8℃)과 비교하면 0.5℃가 낮아 작년보다 덜 더운 시작이라 할 수 있겠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지난달 23일 올해 광주·전남의 여름철 전망을 발표했다. 기온은 6월과 8월에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다고 전망하여 더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강수량은 6월과 7월에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8월은 비슷하거나 적겠으며, 태풍은 2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겠다고 전망했다.

6월 하순은 통상적으로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동서로 약 2천㎞ 길게 띠처럼 이루어진 장마전선은 북쪽의 찬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세력싸움이다. 두 세력이 밀고 당기면서 남북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동안 많은 비를 뿌리게 되는데,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면 남쪽의 더운 공기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날씨가 나타나고,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면 북쪽공기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선선한 날씨가 된다. 장마전선은 남북 간의 폭이 좁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강수량의 차가 매우 크다. 장마철이라 하더라도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며, 특정 지역에서는 장맛비가 오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폭염특보가 발표되기도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광주·전남의 평년 장마 시작일은 6월 23일, 종료일은 7월 23~24일로 장마는 약 한달 정도 유지된다. 장마 기간에 내리는 강수량 평균은 402.3㎜로 일년 동안 내리는 비의 약 25∼50%를 차지한다. 이 시기에 내리는 비는 홍수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부족한 강수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만약 비가 거의 오지 않은 채로 장마가 종료되면 심각한 물 부족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찜통 더위도, 장마철의 잦은 비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생태계에 꼭 필요한 과정의 한 부분이다.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곡물, 채소, 과일 등이 여름과 같은 계절적인 과정을 거쳐야만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무더위도, 장맛철의 비도 고마운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생태계에 꼭 필요한 온도와 수분은 과하지 않을 때 더 빛날 것이다. 올 여름도 딱 필요한 만큼 덥고, 비가 내리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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