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입은 관광

문화를 입은 관광

<김영미 동신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어떤 인물이 뽑혔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비전이 제시되었는가도 관심사다. 선거기간 동안 광주·전남에서도 각 후보자들이 수많은 정책공약을 쏟아냈다. 작게는 소규모 현안사업에서부터 크게는 지역의 장래가 걸린 마스터플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책들이 홍보물과 연설을 통해 알려졌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문화’와 ‘관광’인 것 같다. 광주의 경우 아시아문화전당 활성화를 비롯한 문화중심도시 관련 이슈가, 전남의 경우 해양관광과 관광산업 개혁방안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렇듯 광주·전남에서 문화와 관광은 선거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지역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 전면에 내세우는 최대 현안이자 주요 이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문화란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 관습, 제도, 예술, 종교 등을 의미한다. 관광은 다른 지방이나 나라의 풍경·풍습·문물·제도를 구경하며 시찰하는 여행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급적 문화 따로 관광 따로 구분해서 생각하지 말자는 점이다. 서로 합쳐야 시너지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문화 없는 관광은 경박하고 관광 없는 문화는 공허하기 마련이다. 문화는 더 이상 문화인을 자처하는 소수 인사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관광도 먹고 마시고 노는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게 문화와 관광이 고유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본질을 융합한 문화관광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하겠다. 광주·전남도 ‘문화를 입은 관광’ 육성에 힘을 쏟아야 품격 있고 풍요로운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문화를 입은 관광’은 광주·전남의 비전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탐방이나 순례에 머무르는 문화관광은 곤란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ICT, VR/AR 기술 등과 결합된 스마트 문화관광으로 나가야 한다. 또 7천억 원이나 투자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광주·전남 문화관광산업의 허브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은 광주에서 관광을 시작해서 취향에 따라 전남도내 여러 곳을 둘러보면 좋겠다. 이를 위한 홍보마케팅, 여행상품, 서비스 인프라는 필수다. 이밖에도 광주의 친환경자동차산업, 전남의 에너지신산업의 성공을 위해서 전시컨벤션 즉 MICE산업을 문화관광의 일환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산업은 한 지역을 특징짓는 주요한 사회자원이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을 세계에 알리고 미래유망산업의 동북아 허브로 자리잡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렇게 문화관광산업을 활성화하면 당장 두 가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는 타 지역과 차별화된 광주와 전남의 정체성에 딱 들어맞는 관광육성이 가능하다. 또 다른 하나는 고부가가치 장기체류형 관광 확대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관광 분야 양질의 관광전문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산학관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필자의 개인적 의견으로는 전남 도립대학을 문화관광 특화대학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정치권을 비롯한 지역사회 리더들의 깊은 관심과 배려를 촉구한다.

‘문화수도’ 광주와 ‘관광의 보고’ 전남은 문화관광을 연결고리로 상생 협력해야 살 길이 있다. 다음 달부터 새로운 지방정부가 출범하면 광주와 전남이 서로 손잡고 ‘문화를 입은 관광’의 고장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