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야지…”

김영록 전남지사 당선인 말에 도청 분위기 ‘긴장’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저녁이 있는 삶’가능할까?

김영록 전남도지사 당선인의 말 한마디가 본청 직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김 당선인이 지난 18일, 출입기자단과의 비공식 오찬 간담회 석상에서 “공직자는 공휴일을 제외하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부터다.

김 당선인은 “선거 출마전인 농림식품축산부 장관 시절에도 정시에 퇴근하지 못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봤다”고 되뇌였다. 비록 김 당선인이 ‘공휴일을 제외한다’라고 단서를 붙였지만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공직자들의 분위기는 긴장감과 더불어 떨떠름한 표정이 역력했다.

사실 전남 도청 공무원들은 지난해 5월, 이낙연 지사가 국무총리로 영전한 뒤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가 15개월 동안 지속됐다. 이 기간동안 업무 추진 과정에서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이낙연 지사 재임 3년간은 직원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센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영록 당선인도 이 총리 못지 않을 것이라는게 도청내 전반적인 분위기다. 도청에서 국장과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정통관료 출신인데다 도정을 잘 알고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속속 파악하고 있어 긴장감은 더해질 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김 당선인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부드러운 도정 운영’을 강조했으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직원들은 거의 없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면 도청 사무실 스피커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하는 시그널 음악이 흘러나온다. 직원들은 모든 업무를 뒤로 한 체 곧장 퇴근길을 서두른다. 김 당선인이 전남지사로 취임한 다음달 첫 수요일인, 4일에도 이같은 시그널 음악이 흘러나올까 지켜볼 일이다./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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