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실종 여고생 추정 시신 찾았다

실종 8일만에 도암면 지석리 매봉산 정상 인근

휴대전화 마지막 위치…용의자 지리 익숙한 곳
 

24일 오후 전남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의 한 야산에서 경찰이 실종 여고생 A(16)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119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강진 실종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24일 오후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야산에서 발견됐다. 실종 8일 만이다.

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 탐지견이 이날 오후 2시53분께 전남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매봉산 정상 부근 해발 약 220m 지점에서 A(16)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시신의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으며, 상당 부분 부패가 진행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현장에선 A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립글로즈 한 점도 함께 발견됐다. 유가족도 이날 시신을 확인했으나, 부패가 진행돼 정확한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문감식을 통해 시신의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시신이 A양으로 확인되면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숨지기 전 A양이 성폭력을 당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경찰은 A양 실종 다음날인 지난 17일부터 지석리 야산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해 왔다. 실종 당시 GPS 기능이 작동되지 않았던 A양의 휴대전화가 이 일대를 끝으로 꺼진데다, 유력 용의자인 A양 아버지 친구 B(51)씨의 에쿠스 차량이 해당 야산 중턱에 머물렀던 행적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신이 발견된 곳도 B씨 차량이 있었던 지역에서 도보로 20~30분 가량 떨어진 지점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B씨의 차량이 A양 실종 당일 이 마을을 드나드는 모습도 이미 방범용 CCTV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경찰은 그동안 B씨가 지석리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아버지 묘소를 모신 점 등을 토대로 이곳 지리에 밝은 것으로 파악해 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곳 야산에 A양의 흔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A양의 휴대폰 마지막 발신지를 중심으로 수색범위를 점차 확대해 왔다. 결국 시신이 발견된 곳도 A양의 휴대폰 마지막 위치와 비슷한 곳으로 알려졌다. 산정상 부근인 이곳은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차량 접근이 전혀 불가능한 곳이다.

A양 추정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B씨가 A양 실종 다음날인 지난 17일 오전 자신의 집 인근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되자, A양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하루 최대 900여명에 달하는 수색인력에 더해 경찰청 실종전담수사반, 범죄심리분석관 등도 B씨의 행적을 따라 A양의 흔적을 찾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날 A양의 시신을 발견한 경찰 탐지견과 함께 군·경 탐지견 6~10마리도 그동안 A양을 찾기 위해 야산을 누볐다. 인근 주민들도 예초기를 들고 수색에 지원해 20명이 예초기로 길게 자란 수풀 사이를 살피기도 했다.

앞서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가 소개해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해남 방면으로 가고 있다”는 SNS 메시지를 보낸 뒤 행방불명됐다. 이후 2시간 30여분만인 오후 4시24분께 휴대전화 전원이 지석리 야산 일대에서 꺼지며 행적이 사라졌다.

경찰은 실종 당일 숨진 B씨의 동선이 A양의 동선과 비슷해 이날 B씨가 A양을 만난 것으로 파악했다. 또 B씨가 숨지기 전 옷가지를 태우고, 세차를 하는 등 행적이 범행의 목적성과 의도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해 B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 관련 수사를 진행중이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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