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이 다 아파요

온 몸이 다 아파요

<이상영 청연한방병원 대표원장>
 

“온 몸이 다 아파요”

최근 주위를 둘러보면 이 말을 달고 사는 중년의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지속되는 목, 어깨, 허리 등을 비롯한 전신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혈액검사며 영상 검사며 갖은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특별한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전신의 피로감과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돼 이로 인한 우울 및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섬유근육통’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섬유근육통은 단순 근육통으로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장기간 환자를 괴롭히고 검사 상으로는 특별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아 꾀병으로 오인하기 쉽다.

또한 섬유근육통은 질환명에서도 알 수 있듯 근육통, 전신에 걸친 만성적인 통증을 가장 주된 증상으로 한다.

일상생활에도 쉽게 피곤해지는 정도의 피로감이라든지 수면장애, 우울, 불안감 뿐 아니라 기억력 장애, 만성적인 두통 등도 동반될 수 있다. 갈수록 악화가 된다거나 생명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증상들이 장기간 지속되다 보니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게 된다.

여성에게서 8~9배정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섬유근육통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단지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전적인 원인이 관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 외 교통사고와 같은 신체적인 외상 또는 심리적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 및 기타 감염적인 요인 등이 관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중추신경계 감각전달체계에 이상이 생기게 되고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검사 상 드러나는 명확한 원인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의심 가능한 다른 질환을 배제하고 난 뒤에야 섬유근육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The ACR 1990’라고 하는 압통점(신체 특정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에 기반한 진단 기준이 널리 이용됐다.

광범위한 근육통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며 전신에 걸쳐 위치한 18개 기준 압통점 중 11개 이상 부분에서 압통점이 나타날 때를 섬유근육통으로 진단했다. 2010년 새롭게 고안된 진단 기준에서는 이러한 압통점을 배제하였다. 대신 전신 통증 지수(Widespread Pain Index, WPI)와 증상 중증도 척도(Symptom Severity scale, SS)라는 진단 기준 각각에 점수를 메겨 일정 기준 이상이 되면서 동시에 해당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며 통증을 설명할 만한 다른 질환이 없을 때를 섬유근육통으로 진단한다. 특히 만성피로증후군이라든지 류마티스성 다발성 근육통 등과 헷갈릴 수 있으므로 진단에 유의해야 한다.

치료는 크게 증상에 따라 진통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을 복용하는 약물치료와 유산소운동이라든지 근력강화 운동과 같은 운동요법 및 상담요법으로 대표되는 비약물치료로 나뉜다. 증상의 완전한 소실보다는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저하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치료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또한 지속되는 전신 통증 및 동반 증상에 대해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압통점을 중심으로 한 침, 침전기자극술, 뜸, 부항과 같은 기본적인 한방 치료를 통해서는 혈액순환 개선 및 항염증 반응을 통한 통증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유효 한약재 성분을 추출해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를 통해 항염증 작용 및 진통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개인 증상에 맞춘 한약 치료 또한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위에 “온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꾀병으로 치부하지 말고 제대로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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