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경상대축제 ‘비상제’ 주류판매 않자 밖에서 사와

대학가, ‘술 없는 축제’를 향해…

조선대 경상대축제 ‘비상제’ 주류판매 않자 밖에서 사와

교육부 협조공문 불구 축제장 곳곳서 여전히 술판 벌어져
 

이예지 학생기자(조선대 신문방송학과 2년)

대학 축제기간 무면허 주류 판매를 자제해달라는 교육부의 공문으로 대학가가 들썩였다. 이로 인해 올해 조선대 경상대 축제 ‘비상제’에선 주류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축제 시작 전부터 조선대 후문 근처 편의점과 마트는 술을 사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축제의 풍경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다양한 종류의 도수가 높은 술이 테이블 위를 차지했고, 술에 취한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법은 지켰지만, 학생들을 지킬 수 없었다.

▶주류 판매가 금지된 이유

교육부는 국세청의 요청으로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을 각 대학에 발송했다. 국세청은 대학생들이 학교축제 동안 주류 판매업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는 등 주세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며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처벌을 받지 않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교육부를 통해 전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무면허 소매행위를 한 사람은 9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이러한 상황의 발단은 인하대학교 사례에서 비롯됐다. 인하대학교는 지난해 축제 당시, 무면허로 주류를 판매했다는 신고를 받아 국세청의 조사 대상이 됐다. 학생 대표자는 9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이를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었다. 다른 대학도 이처럼 주류를 판매했지만, 인하대학교만 지도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세청은 교육부를 통해 주류 판매를 금지한다는 칼을 빼 들었다.

▶공문이 불러온 아우성

이번 공문은 축제를 얼마 앞두지 않고, 갑작스럽게 각 대학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대학가는 피해를 감수하며 축제를 진행했고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상대학 ‘비상제’ 축제준비위원장 전대현 학우는 “공문이 축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와서 매우 당황스러웠다”며 “대학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술이 아닌 축제를 즐기는 학우들의 열정과 청춘이라 생각해 술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법을 지키며 참된 축제의 의미를 되살리는 취지는 좋았으나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먼저 여러 음식 및 각종 홍보물 등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금액을 투자했으나, 술을 판매하지 않아 그만큼의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따라서 각 주점 대표들은 사비로 어느 정도 금액을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학우들이 외부에서 도수가 높은 주류를 마구잡이로 사 오면서 시작됐다. 과거 축제는 비교적 도수가 낮은 주류를 판매했고 수량도 한정돼 있어 만취한 학우들을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도수의 제한이 사라지자 취해 쓰러진 학우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대학생들에게 축제란 지친 삶의 돌파구다. 주점은 어느새 축제의 꽃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술을 마셔야만 축제가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술 없는 축제를 이어오고 있는 일부 대학은 다양한 먹거리와 각종 문화행사를 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술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또한, 학우들의 무분별한 주류 반입도 근절돼야 한다. 지성인인 만큼 학우들의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예지 학생기자 (조선대 신문방송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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