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전남대병원 신축·이전엔 공감대

신축시 4천억 소요…예산 확보 걸림돌

“대승적 차원서 정부·정치권 협조 필요”

전남대병원 전경.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전남대병원의 신축·이전 문제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후화된 현 병원 사정을 고려해 ‘신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병원 직원들을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전남대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 전남대병원 직원 및 지역 1~2차 협력병원 및 전남대 의대 동문, 지역 시·도민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병원 신축 및 이전’에 대한 여론 수렴 결과 “신축을 원한다”는 의견이 50% 이상의 높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축과 이전의 가장 큰 차이는 ‘토지 확보’의 유무다. 현재 학동에 위치한 전남대 의대 건물이 있는 부지를 활용해 병원을 세울 것인지, 아니면 아예 토지를 구입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지에 따라 ‘신축’과 ‘이전’으로 의미가 나뉘어진다.

이번 여론 수렴 과정에서 신축 지지가 높았던 것은 현실적인 이유가 작용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토지구입비 등으로 6~7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이전’ 보단 비교적 적은 예산(4~5천억원 추정)이 들고 직원들의 출·퇴근도 용이한 ‘신축’이 낫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신축’이란 여론의 결론을 확보했음에도 전남대병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토지 확보 문제를 후 순위로 빼더라도 각종 의료 시설 등 시스템 구비는 물론 환자의 접근성, 주변 의료기관들과의 협력 및 지원 연계성 등 다양한 상황을 검토해야 해서다. 특히 예산 확보와 이사비용, 정부의 토지 허가 등도 선결해야 할 숙제다.

전남대병원은 신축이 추진될 경우 전남대 의대를 화순으로 완전 이전시키고 남아 있는 의대 건물들을 철거한 뒤 병원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역시 예산이다. 토지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일반적으로 1천병상 규모로 병원을 신축할 경우 최소 약 4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대 병원의 신축·이전시 통상적으로 정부는 전체 비용의 약 3분의 1 정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남대병원이 신축을 하더라도 최소 3천억원 가량을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만(전남대병원 본원, 화순·빛고을·치과병원) 8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매년 적자를 반복하는 전남대병원의 입장에선 신축비용 마련이 쉽지 않다. 사실상 자체적으로 예산을 확보하는 게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현재 의과대학 건물 부지가 교육부 소유인 만큼 사용 승인 허가문제도 만만치 않은 과제로 남아있다. 이에 일각에선 신축이든 이전이든 애초부터 ‘어려웠던 것 아니냐’는 회의적 시선도 보내고 있다.

이와관련,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30년이 넘는 노후화 된 병원 현실을 감안하면 일단 옮기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수 천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정부 및 지역 정치권의 대승적 지원 없이는 병원을 옮기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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