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교는 ‘코딩’ 열풍>

“요즘 아이들 가르치려면 주말 반납해야되요”

전남지역 초·중등 교사 300여명 SW 실기연수 참여

의무 아니지만 희망지원 “학생·학부모도 관심 높아”

내년 초등 5·6학년 SW 교육 의무화·교사도 긴장

코딩교육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컴퓨터 사고력을 키우는 걸로 알려지면서 학교에서도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토요일인 지난달 30일 광주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전남도교육청 소프트웨어 실기연수에 참가한 전남지역 교사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대한민국에 ‘코딩 열풍’이 불고있다. 4차산업혁명시대 자신의 아이를 미래 인재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이 코딩 열풍에 불을 지폈다. 특히 코딩교육이 컴퓨터 사고력을 키우는 등 미래사회에 꼭 필요한 역량으로 주목되면서, 공교육도 코딩에 주목하고 있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학교 속 코딩교육이 활성화되면 우리지역 아이들이 미래의 마크 저커버크, 스티브 잡스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학교 현장에서 불고있는 코딩교육 열풍에 대해 들여다 봤다.

◇생소한 코딩, 교사들도 주말 반납=지난달 23일과 30일 광주교육대학교 매체관에는 300여명에 달하는 전남 각지 초등·중학교 선생님들이 모여들었다. 토요일인 이날 전남지역 교사들이 휴일을 포기하고 광주에 모인 이유는 다름 아닌 전남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소프트웨어(이하 SW) 실기연수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번 연수는 의무연수가 아닌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당초 예상보다 많은 300명이 넘는 교사들이 참여했다. 학교현장에서 코딩교육 열풍이 불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모습이다. 이날 연수에 참석한 박찬우 목포 문태중 교사는 “교구를 활용한 코딩수업에 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며 “수업을 매끄럽게 진행하고 또 잘 가르치려면 교사 스스로 많이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 이번 연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사도 “학생들 뿐만 아니라 요즘엔 학부모들도 코딩교육에 관심이 많다”며 “아이들의 코딩에 대한 흥미도 높을 뿐더러 수업에 참여하는 자세도 매우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는 교사들의 높은 교육열 속에 스마트앱 제작, 로봇활용 교육, 피코보드(Pico Board) 등 SW교육이 하루 7~8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 /전남도교육청 제공
◇한국사회는 지금 코딩 열풍=과거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교육 열풍이 우리사회에 불어닥쳤다면, 지금은 코딩이 대세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코딩 조기교육, 사교육이 성행할 정도다. 우리사회가 바라는 인재상이 ‘글로벌 인재’에서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글로벌+창의·융합형 인재’로 변화하면서 이뤄진 시대적 흐름이다. 이같은 변화에 맞춰 올해부터 중학교에서는 SW교육이 의무화됐다. 2019학년도부터는 초등학교 5·6학년으로 의무교육 대상이 확대된다. 이처럼 코딩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교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아기 때부터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기기를 접하며 자란 요즘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더많은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교사들이 주말을 포기하고 SW교육을 받게된 배경이기도 하다. 오은주 전남도교육청 스마트교육팀 장학관은 “SW 교육의 필요성을 실감한 선생님들이 주말을 포기하고 연수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각종 게임을 통해 이미 코딩과 친숙한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교사들을 대상으로한 더많은 연수가 필요한 실정이다”고 밝혔다. 중학생 아들을 둔 김경하(44·여)씨는 “아이가 코딩 수업을 받고 돌아온 날엔 인터넷으로 이것, 저것 찾아보고 스스로 공부한다”며 “답을 찾아가는 고민을 토대로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코딩교육의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실기연수에 열중인 교사들. /전남도교육청 제공
◇“코딩교육이 미래인재 만든다”=코딩을 배운다고 해서 모두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코딩은 아이들이 문제해결 방법을 스스로 고민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을 키우는 일종의 도구일 뿐이다. 예를들어 아이들이 프로젝트수업을 위해 랜덤으로 모둠을 편성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고 하자, 그러면 아이들은 한 모둠의 숫자는 몇명으로 할지를 정한 뒤 ‘학급명단 랜덤으로 1명 뽑기→모둠에 추가→뽑힌 사람 명단 삭제→학급인원 1 감소→반복’이라는 알고리즘을 도출해내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해낸 알고리즘이 실제 모둠 편성에 적용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스스로 과제를 완성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머리를 맞댄 친구들과의 협동심을 배운다. 이같은 과정이 창의·융합형 미래인재가 되가는 모습중 일부다. 교사들도 중간에 크게 개입할 여지가 없다. 아이들에게 문제를 준 뒤 조급함을 갖지 않고 기다려주는게 코딩 교육자의 기본적인 자세다.

김정랑 광주교육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4차산업혁명시대 코딩, 소프트웨어 교육은 학생참여중심 수업과 프로젝트 수업, 협력학습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교육방법”이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평소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상상한 것들을 현실 세계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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