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등천변도로 붕괴는 ‘예고된 인재’

최근 장맛비로 광주시 북구 장등천 장등1교 옆 옹벽이 높이 3m, 폭 2.5m 정도 무너져 내렸다. 옹벽이 붕괴되면서 하천도로도 주저앉았다. 다행히 옹벽붕괴에 따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무너진 순간 차량이나 사람이 통행하고 있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광주시는 이 옹벽을 전면 재시공에 가까운 보수공사를 하기로 했다. 땜질식이 아닌 전면 보수에 나선 건 잘 한 결정이다.

붕괴 현장이 포함된 장등천 개수 공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2016년 3월 공사가 완공된 이후 하천도로 지반이 내려앉고 갈라지는 문제가 계속돼 올해 초까지 모두 3번의 보수공사가 진행됐다. 그런데도 다시 도로가 주저앉은 것이다. 또 광주시 감사에서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이 이뤄지는 등 하자가 곳곳에서 발생해 보완시공이 시급하다는 진단도 받았다. 시의회에서는 장등천 개수공사 사업비가 67%나 증액되는 등 설계변경과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이같은 속사정이 남도일보 보도로 알려지자 시민들은 광주시와 시공업체의 안전불감증이 빚은 예고된 인재(人災)라고 비판하고 있다. 먼저 시공사 부실공사를 지적한다. 공사를 어떻게 했길래, 3차례나 보완공사를 하고도 몇개월만에 다시 무너질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광주시를 향해서는 ‘공사비까지 더 주면서 뭐하고 있었나’라고 쓴 소리를 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이후 우리 사회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화두가 됐다. 그럼에도 안전의식 소홀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게 현실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한 민선 7기 광주지역 단체장들이 장맛비와 태풍 북상 소식에 취임식을 취소하고 앞다퉈 안전 점검에 나선 이유다. 광주시는 보수공사에 앞서 붕괴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조사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제2 제3의 옹벽 붕괴를 막고, 시민들 안전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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