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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소박함 그대로' 영광 송이도

남도일보 연중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달려있다

<21>‘소박함 그대로’영광 송이도

하얀색 몽돌 이어진 해안 절경 ‘자연이 내린 선물’

몽돌·왕소사나무 군락지·괭이갈매기·백합 등 풍부

향화도항서 하루 왕복 두 차례 운항 ‘당일치기’ 가능

해안도로 생성서 드러난 규석 채취 역사 아픔도 간직
 

송이도 전경 메인
태풍 ‘쁘라삐룬’이 비켜간 지난 4일 전남 송이도는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하고 있다. 섬 주변을 맴도는 조각 구름과 파란 하늘이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소박하면서도 평온한 마을임을 설명하고 있는 듯 하다.

태풍 ‘쁘라삐룬’이 전남을 비켜간 지난 4일, 영광 송이도로 향했다. 새벽 6시 40분, 광주서 승용차로 한 시간 남짓 달리니 염산 향화도항에 도착했다. 8시 출발하는 송이도를 오가는 선박 칠산페리호를 타기 위해서다. 111m에 달하는 영광의 랜드마크 ‘칠산타워’가 반긴다.
 

영광염산 송이도.zip-칠산 타워l_9033
영광 명물 칠산타워 전경.

향화도항 진입로는 공사가 한창이다. 영광서 무안 해제를 연결하는 칠산대교 공사로 어수선했다. 향화도항에서 칠산대교 연결 작업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칠산타워와 더불어 영광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1시간 30분 남짓, 칠산바다를 노닐고 있는 괭이갈매기와 대화를 하다보니 어느덧 목적지인 송이도항에 도착했다.
 

영광염산 송이도.zip-송이도 그물 위 갈매기_8607
칠산 바다를 휘젓는 괭이갈매기의 나래짓.

출발 때의 바다는 희뿌연 잿빛이었으나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언제 그랬냐 하듯이 파란 하늘이 취재진을 맞이한다. 인간이 자연에게 주는 고마움이다.
 

영광염산 송이도.zip-송이도 입구
송이도를 알리는 마을 입구에 설치된 표지석.

▶송이도
송이도(松耳島)는 소나무가 많은 섬이 마치사람의 귀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흰색 몽돌과 전국 최대 규모의 왕소사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곳이다. 마을 한 가운데에는 수 백년 된 팽나무 두 그루가 마을의 역사를 전해주고 있는 듯 하다.
 

영광염산 송이도.zip-송이도 팽나무1
400여년 된 팽이나무. 마을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20~30년 전만 해도 120세대 150여명이 살던 주민들은 이제는 45세대 70여명이 살고 있는 그야말로 작은 섬으로 전락했다. 낙월면에서 둘째 규모여서 초등학교 본교가 있었으나 이제는 분교마저 폐교된 상태다. 지금은 영광교육지원청 도움으로 3명의 자녀들이 영광읍에 유학을 가고 있는 처지다.
마을 뒷쪽으로 연결된 해안도로 곳곳에는 기암괴석이 널부려져 있다. 도자기 원료인 규석이다. 40여년 전 까지만 해도 폭약을 이용해 규석을 채취했다고 한다.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다. 해안 절경이 무분별하게 훼손된 대표적인 곳이어서 아쉬움을 더해 줬다. 아직도 깎인 바위는 주상절리와 같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아픈 과거를 듣고나니 애환이 더욱 가슴을 파고든다.
 

영광염산 송이도.zip-송이도 큰내끼 장굴 내부
송이도 해변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큰내끼 장굴 내부. 굴을 통해 안마도가 보인다.

이런 아픔 속에서도 송이도는 축복받는 섬이라고 한다. 물이 많아서다. 무장등(147m), 왕산봉(161m), 내막봉(109m) 등 작은 계곡이 무려 99곳에 달한다. 사시사철 물이 끊기지 않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인근 섬에 불이 나면 송이도 상수원인 저수지에서 헬기로 물을 수송하곤 했다.

▶풀등
해안도로는 잠시, 다시 숲길이 나온다. 숲길은 원래 임도였으나 관리가 힘들어 시멘트 포장으로 변해 버렸다. 칡덩굴과 잡풀로 인해 사람들의 통행이 힘들어 어쩔수 없이 내린 조치였다는게 김영주(64) 마을이장의 설명이다.

힘겹게 이 숲길을 한 참 따라 연등계곡에 오르니 풀등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들물 때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썰물 때면 나타나는 송이도 자랑 중의 한 곳이다. 바닷물이 빠진 오후 1시 이후에는 멀리 각이도까지 경운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갈 수 있다.

영광염산 송이도.zip-대가기도와 삼각섬
들물이 빠지고 썰물때면 수만평에 이르는 모래평원이 펼쳐진다. 멀리서 보이는 섬이 각이도와 삼각섬 전경.

또 다른 ‘모세의 기적’이 일고 있는 곳이다. 수 만평에 달하는 모래 평원을 연상케 한다. 관광객들이 백합이나 맛조개, 동죽, 바지락 등을 직접 캐는 체험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모래 풀등 위로 떨어지는 저녁 놀은 일품이다. 서해안 낙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가족이나 연인들이 즐기는 곳으로 안성마춤이다.

▶국내 최대 규모 ‘왕소나무’군락지
연등계곡에서 다시 마을로 가는 길목에 송이도 상수도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사계절 주민들에게 안전하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천금의 식수원이다. 이 곳에서 임도를 1.5㎞ 정도를 오르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왕소사나무’군락지에 다다른다. 왕소사나무는 한국 특산종으로 주로 중부 이남의 해안이나 섬 지방에서 자란다.

이 곳을 향하는 임도는 잡초가 무성해서 관광객들이 함부로 갈 수 없는데, 취재진은 김영주 이장과의 동행으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올해만 벌써 두 번이나 잡초를 제거했는데도 벌써 무성해졌다. 김 이장은 임도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아직 안내판도 마련되지 않았다. 처음 온 외지인은 찾을 수가 없다.

영광염산 송이도.zip-송이도 소사나무
지금으로부터 300~400여년 수령으로 추정되는 왕소사나무가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마을 당제를 지낸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김영주 이장이 왕소사나무에 얽힌 일화를 설명하고 있다.

군락지에 이르니 땀뚜성이던 몸은 온데간데 없이 금새 상큼해졌다. 106본에 달하는 숲이 모든 땀을 앗아간 것이다. 족히 300~400년으로 추정되는 왕소사나무는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다고 한다. 아직도 마을 당제를 지낸 터가 남아있다. 매년 정월 초사흘이면 이 곳을 포함해 4곳에서 당제를 지냈는데, 가장 큰 규모로 열렸다고 김 이장은 회상했다.

이처럼 왕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루게 된 결정적 배경은 ‘왕소사나무에 손을 대면 큰 재앙이 온다’는 조상들의 지침에 따라 당시 마을주민들은 땔감이 없어도 왕소사나무는 절대로 베지 않았던 덕분이라고 김 이장은 전했다.

▶송이도 자랑 ‘몽돌해변’
선착장에서 내려 5분 정도 걷다보면 마을입구를 알리는 표지석이 눈에 띈다. ‘아름다운 섬 송이도’이라고 쓰여있다. 바로 입구 오른쪽에 해변이 나타나는데, 모래는 없고 대신 몽돌만 깔려있다. 그것도 흰색 투성이다. 송이도가 자랑하는 몽돌해변이다. 자그만치 1㎞에 달한다. 크기와 색깔이 어느정도 일정하다. 그러다보니 보는이로 하여금 ‘예쁘다’는 찬사가 쏟아진다.

영광염산 송이도.zip-송이도 몽돌 해변23
몽들해변이 형성된 것은 100여년 전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이뤄졌는가는 아직도 의문이다.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이 곳에서 태어나 마을을 지키고 있는 김월산(64)어촌계장에게 몽돌의 유래를 물어봤다. 김 어촌계장도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이미 작고하신 어머니(생존한다면 115세)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당초 이 곳도 여느 해변처럼 모래로 가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몽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100여년 전 일이다. 흔히 파도에 의해 몽돌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으나 빗나갔다. 어느순간 떠 밀려온 셈이다. 아직도 마을 안쪽을 파 보면 완전 흰색의 몽돌이 숨겨있다고 한다.

세월 탓 일까. 흰색 몽돌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검정, 초록, 빨간색 등 점차 색깔이 다양해지고 있다. 송이도 99계곡 마다 몽돌 색깔은 다르게 볼 수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시간 탓으로 돌리고 싶다.

맨 발로 몽돌해변을 걷다보면 지압 효과를 느낀다. 그만큼 크기가 일정하다는 반증이다. 쓰레기가 없어 한참을 걸어도 다칠 일도 없다. 자연 그대로 간직한 몽돌해변 만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이다.

▶방문 후기
썰물 때 드러내는 큰냇기와 작은냇기의 몽돌과 기암괴석도 관광객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큰 냇기 몽돌해변 오른쪽에는 동굴이 있다. 이 동굴에서 연인과 바다와 하늘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추억을 선사하게 한다. 이 곳 몽돌은 마을입구 몽돌에 비해 크기가 상당히 크다. 또한 멀리서 안마도가 한 눈에 들어와 색다른 풍광도 연출한다.

영광염산 송이도.zip-송이도 큰네끼 원추리 전경
해식작용으로 만들어진 큰내끼 전경. 원추리 꽃과 몽돌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송이도 나들이는 올해 4월부터 편리해졌다. 향화도에서 오전 8시와 오후 2시30분 두 차례 들어간다. 송이도에선 오전 9시50분, 오후 4시20분 나온다.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해진 이유다. 지난 3개월간 방문객 수가 5천200여명에 달했고, 차량 수 역시 900여대에 이르렀다. 당일치기 이용객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영광염산 송이도.zip-송이도 어촌계장과 이장(우측)
김영주 이장(사진 오른쪽)과 김월산 어촌계장(가운데)이 취재진에게 송이도에 얽힌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취재진을 위해 1톤 트럭을 직접 몰며 송이도 곳곳을 안내한 김영주(64)이장은 “송이도의 자랑은 아직도 때묻지 않은 섬마을 인심과 자연이 그대로 숨쉬고 있는 곳이다”면서 “당국의 힘을 빌어 관광객들이 불편하지 않고 편안하게 머무는 ‘힐링의 장소’로 최소한의 개발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글·서부권취재본부/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사진/위직량 기자 jrwie@hanmail.net

영광 /김관용 기자 kk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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