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부진완화를 위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

<양대정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경제조사팀장>
 

최근 지역 각계로부터 자영업 부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는 자영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부족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일종의 탈출구 역할을 해온 터라 지역 고용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지역 자영업 매출액은 지역내 총 사업체 매출액의 11%, 종사자는 지역내 전체 종사자의 40%에 육박한다. 따라서 우리지역 자영업의 핵심 리스크 요인을 파악해 사전에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하겠다.

최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배석진 조사역이 작성한 ‘광주·전남지역 자영업 현황 및 리스크 요인 평가’라는 보고서에서는 우리지역 자영업에 나타난 핵심 리스크 요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전통적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은 베이비붐 세대 등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이들 고령자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서비업 직종에서 창업이 증가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신규 자영업자의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으로의 유입이 높아 동 업종에서의 경쟁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둘째,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생존율이 낮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자영업은 생계유지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자본이 영세하며 수익성 또한 높지 않은 특징이 있다. 특히 광주는 자영업 등으로 구성되는 개인사업체의 연평균 영업이익이 광역시 중 가장 낮고, 전남의 경우도 광역도 중 강원 다음으로 낮다. 또한 생존율은 두 지역 모두 각각 광역시도 평균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즉 우리지역 자영업의 수익성과 생존율이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악화된 수준으로 평가된다.

셋째, 금리 상승기에 취약한 재무구조이다. 이는 자영업자의 경우 대체로 금융부채비율이 높아 금리 상승시 이자상환부담이 빠르게 증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는 최근 5년간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평균 증가율이 15%, 전남은 17%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당분간 글로벌 금리상승 기조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인건비·재료비·임대료 상승, 내수의 더딘 회복 등으로 경영여건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상기 리스크 요인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자영업에 내재된 주요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역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 스스로의 노력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자영업에 특화된 정책적 노력 등도 함께 병행될 필요가 있다. 우선 정책당국, 시장참가자 등이 자영업 현황 등에 대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통계인프라 구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관련 기관에 따라 자영업의 범위가 상이하고, 관련 통계가 상충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 신규 자영업자들이 전통 서비스업보다 고부가가치의 지역 특화산업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과밀업종의 출혈경쟁을 해소하는 가운데 조기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한계 자영업자들이 신속히 퇴출할 수 있도록 사업정리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이들의 안정적인 사회복귀를 위해 재취업 교육 및 전직 장려수당 등 사회안정망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자영업자의 금융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여 이자상환부담이 과도한 업체 등에 대한 대출한도를 관리하는 등 향후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견실한 자영업자들이 일시 자금부족 등으로 도산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소금융 및 바꿔드림론과 같은 금융포용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자영업은 우리경제의 바닥을 받쳐주고 있는 중요한 축인 만큼 현재와 같은 부진이 지속될 경우 서민경제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정책당국은 더욱 경각심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이 같은 대응 노력 등에 힘입어 연일 언론기사 등을 장식하고 있는 ‘위기의 자영업’ 또는 ‘벼랑끝 자영업’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조만간 ‘기회의 자영업’, ‘재기의 자영업’ 등으로 바뀌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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