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곤충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있나요?

<김현진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 연구사>

미래 식량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는 곤충은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고 철, 마그네슘 등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섬유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영양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곤충은 가축보다 친환경적인 사육이 가능하여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는 ‘작은 가축(little cattle)’으로 부르며, 미래 식량난을 해결해줄 대안으로 지목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식품이나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물성 단백질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소량의 사료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고단백질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많은 나라들은 곤충을 식품소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곤충의 식용화 바람이 불고 있다. 예로부터 식품으로 이용했던 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 외에 갈색거저리 애벌레,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장수풍뎅이 애벌레, 쌍별귀뚜라미는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을 받았다.

흔히 밀웜으로 불리는 갈색거저리 유충은 50% 이상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치매 예방과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기능성분인 프롤린은 상처 등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아미노산으로 관절 통증 완화, 파괴된 콜라겐의 복구 작용, 각질 보습작용, 표피 세포 성장 촉진 등 피부 관계와 관련된 기능을 제공하여 화장품에 천연 보습 성분으로 배합되기도 하고 지방 연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아미노산 체중감량 보조제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메뚜기과 곤충인 벼메뚜기와 풀무치에는 기능성분인 아르기닌과 글리신이 있는데 아르기닌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하나로 어류의 정자에 존재하는 단백질 프로타민에 속한다. 청어·연어 등에서는 구성 아미노산의 약 70%가 아르기닌이며 식물 종자 속에는 유리 상태로도 존재한다. 아르기닌을 제거하면 식욕이 없어지고 성장속도가 느려지는데, 이것은 체내에서 합성되는 양이 필요량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이나 동물의 성장에 필요한 준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할 수 있다. 글리신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산소를 방출시키며 면역계에 반응하는 호르몬 제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귀뚜라미는 간 보호와 알코올 해독을 돕는 글루타치온 성분이 풍부해 술안주로 적합하다. 또한 타우린이 풍부하여 근골격계를 만들고 심혈관계가 기능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수 있어서 신경전달물질을 막고, 뇌 속 해마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등 중추신경계의 기능을 조절할 수도 있다. 또다른 기능성분인 시트룰린은 박과식물의 씨 속에 존재하는 α-아미노산의 하나로 혈관을 이완시켜 혈액 흐름을 증가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2050년 세계인구가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저비용으로 생산 가능한 고품질의 기능성분이 풍부한 식용곤충의 미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오래전부터 아마존강 유역 32개 이상의 아메리칸 인디언 종족이 어류와 사냥감이 부족한 시기에는 상당량의 단백질을 곤충으로부터 얻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일찍부터 ‘식약동원(食藥同源, 식물과 약물은 기원이 같다)’이란 전통이 있으며 의료와 보신을 동등하게 중시하므로 국내외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지난 십 년간 선진국에서는 새롭고 이국적인 식품을 파는 매장에 곤충이 등장했고 여러 종류의 곤충이 유럽, 일본 및 미국 상점과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거저리 유충의 소고기의 지방 함량은 소고기보다 낮고 수분 함량은 약간 높으며 단백질과 대사에너지는 거의 같은 수준이다.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에서는 식용곤충의 대량사육조건을 확립하고 영양과 기능성분을 분석하여 식품, 음료, 화장품 등의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또한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곤충유래 기능성 소재화 및 다양한 제품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곤충은 유용자원으로 새롭게 알려지고 산업에 적극 활용되면서 농업의 성장 동력으로 고부가 농업 소득 자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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