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번지르르한 광주시 핵심공약

광주광역시가 광주혁신위원회로부터 14대 핵심공약과 74개 실천 과제를 제안 받고 본격적인 실천계획 수립에 나섰다. 광주시는 학계와 전문가, 광주전남연구원 등의 조언을 받아 공약의 실현성 여부와 적절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약평가 시민배심원단을 구성,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세부 실천계획을 확정한다.

혁신위가 제안한 핵심공약과 실천과제는 궁극적으로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 건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지만 14대 핵심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너무도 추상적이다. 즐비하게 미사여구를 늘어놓았으나 실천방법에는 의구심이 가는 공약들이 많다. 몇 가지는 시민들로 하여금 허황된 기대만 갖게 하는 공약(空約)이 될 우려가 크다.

이용섭 시장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일자리가 넘쳐나는 광주 만들기’ 공약은 현재의 여건과 환경으로 보면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광주의 일자리는 광주시 제조업 종사자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기아차 광주공장이 활발한 가동됐을 때 가시화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수입자동차 고율관세 부과 움직임으로 상황은 비관적이다.

현재로서는 일자리를 크게 늘릴 수 있는 ‘광주형 일자리의 도입’도 난망(難望)한 상태다. 재원마련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임금 노조원들의 동참여부도 불확실하다. 어디까지나 선언적 의미의 정책일 뿐이다. 경기침체와 최저임금도입으로 일자리가 더 줄어들고 있는데 구체적 대안 없이 ‘풍요로운 광주’를 내거는 것은 무책임하다.

광주시가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광주신세계의 특급호텔건립과 어등산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인지 의아스럽다. 시민단체들을 설득해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주기는 커녕 시가 오히려 각종 제약을 늘리고 투자 성을 감소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주시의 오피니언(Opinion) 리더랄 수 있는 시의원들이 개원초기 보여줬던 반목과 분열, 시민무시, 그리고 현재 시 산하 공공기관과 출연기관에서 자행되고 있는 독선과 불합리는 ‘민주·인권·평화 세계중심도시 도약’이라는 공약을 무색케 한다. 겉만 번지르르한 공약은 이용섭시장의 진정성을 훼손시킬 것이다. 좀 정직해질 필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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