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년 맞은 진료소 현지서 35번째 의료봉사

캄보디아 희망으로 자리잡은 ‘광주진료소’
4주년 맞은 진료소 현지서 35번째 의료봉사
게스트하우스·문화센터 기공식으로 재도약
거쳐간 환자만 수천명·새생명 찾은 이들도
“캄보디아 넘어 아시아 저개발국 희망으로”
 

캄보디아 광주진료소가 지난 20일 캄보디아 캄퐁스퓨주에서 개원 4주년 기념식을 갖고 캄보디아를 넘어 아시아 저개발국 희망으로의 두번째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사진은 기념식에 참석한 서정성 사단법인 아시아희망나무 이사장과 캄퐁스퓨 부주지사 등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 캄보디아 캄퐁스퓨/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개원 4주년을 맞은 캄보디아 광주진료소가 제대로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캄보디아인들의 희망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4년간 무려 35번에 달하는 현지 의료봉사와 더불어 문화봉사 활동까지, 캄보디아 사람들은 이역 만리 땅에서 자신들을 찾아온 ‘광주 사람’들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금껏 캄보디아 광주진료소를 이끌어온 사단법인 아시아희망나무는 이제 캄보디아를 넘어 아시아 전역에 선진 의료기술을 전파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의 광주정신을 알리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캄보디아 아이를 치료하는 희망나무 의료진.

지난 20일 캄보디아 캄퐁스퓨주에 위치한 캄보디아 광주진료소에서 진료소 개원 4주년 기념식 행사가 열렸다. 이날 기념식엔 사단법인 아시아희망나무 서정성 이사장과 캄퐁스퓨 부주지사, 정승욱 아시아희망나무 대표, 임동훈 광주진료소장 등이 함께했다. 기념식에는 주정부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현지 주민 수백여명도 참석했다. 기념식 이후 곧바로 희망나무 의료진들의 진료가 계획돼 있었기 때문이다. 기념식이 마무리되고 진료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캄보디아인들은 의료진과 봉사단에게 “아꾼~”이라며 연신 인사말을 전했다.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란 뜻이다. 지난달에도 현지 의료봉사를 통해 진료가 이뤄진 터였지만, 이들은 자신들을 잊지 않고 캄보디아를 다시 찾은 광주사람들에게 두 손을 합장했다.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벽화를 그리고 있는 아이들 모습.

이날부터 23일까지 이뤄진 이번 캄보디아 현지 의료봉사는 무려 35회 차다. 희망나무가 광주진료소 개원을 위해 사전에 비공식적으로 진행한 의료봉사를 포함하면 40회가 넘는다. 수십회에 걸친 의료봉사를 통해 광주진료소는 이미 캄보디아 현지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수백㎞ 거리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올 정도다. 한국에선 간단한 의약품으로도 치료할 수 있는 피부병 환자부터 수술이 필요한 환자까지 병명도 다양하다.

다행히 광주진료소는 이번 의료봉사에서 종합병원급 의료진 덕분에 현지 주민들의 아픈 곳을 모두 돌볼 수 있었다. 안과의사인 서정성 이사장을 비롯해 조선대병원 비뇨기과 의사인 임동훈 광주진료소장, 박석인 미르치과 원장, 김상훈 광주병원 원장, 한승표 우리아동소아과 원장, 전성현 아이퍼스트아동병원 원장, 조선대 치과병원 의사 2명 등이 주민들의 건강을 정성껏 살폈다.
 

광주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생들의 종이접기 수업에 참여한 캄보디아 아이들.

특히 그동안 의료봉사를 주도한 서 이사장 덕분에 새생명을 얻은 이들도 있다. 지난 6월 허벅지 전체에 악성 지방 육종을 달고 살던 캄보디아인 쏙 싸안(SOT SAKHORN, 50·여)씨가 서 이사장과 희망나무의 도움으로 광주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쏙씨 외에도 어린이 환자와 성인 환자 등 3천여명이 넘는 환자들이 광주진료소를 거쳐갔다.

캄보디아 정부도 서 이사장과 희망나무 의료진들의 이같은 헌신에 각별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개원 4주년 기념식에서 서 이사장에게 감사 메달을 걸어준 롱반할 캄퐁스퓨 부주지사는 “아시아희망나무와 서 이사장, 광주진료소 관계자들의 봉사정신과 노력 덕분에 캄보디아인들은 선진 의료서비스를 접할 수 있었다”고 지난 4년을 회상했다.

의료봉사와 함께 광주진료소 한 쪽에선 김종경 조선대 미술대학장의 지휘 아래 청소년들의 벽화그리기 봉사활동도 진행됐다. 아이들은 진료소 벽을 꾸미며 온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현지 의료봉사에 참여한 광주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생 8명도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종이접기, 그림그리기 등 문화 프로그램을 하기도 했다.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문화센터, 게스트하우스 부지에 망고나무를 심는 봉사단 아이들.

이들처럼 광주진료소를 거쳐간 민간 봉사단도 수백여명에 달한다. JB금융그룹부터 지역 청소년들까지 광주, 전남 지역민들이 광주진료소를 통해 캄보디아에 한발 다가갈 수 있었다.

희망나무는 이제 지난 4년을 뒤로하고 재도약을 준비중이다.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옆에 문화센터와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문화 혜택 확대에도 나설 방침이기 때문이다. 희망나무는 문화센터, 게스트하우스 기공식과 함께 수년후 문화센터의 소중한 그늘과 놀이터가 돼 줄 망고나무를 심으며 미래를 기약했다.

아울러 희망나무는 캄보디아를 넘어 필리핀, 라오스, 베트남 등 아시아저개발국가에 광주진료소를 순차적으로 추가 건립해 선진의료기술을 전파하고, 나눔과 희생의 5·18광주정신을 아시아 전역에 퍼뜨릴 게획이다. ‘아시아희망나무(Hope Tree)’라는 그 이름처럼 말이다.
 

문화센터, 게스트하우스 건립 기공식.

서정성 아시아희망나무 이사장은 “광주진료소는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광주와 캄퐁스퓨, 대한민국과 캄보디아를 잇는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며 “또 나눔과 희생으로 대표되는 5·18광주정신을 아시아 전역에 널리 알려 광주진료소가 광주와 아시아의 희망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캄퐁스퓨/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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