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임금 인상 대란>

본사 임소연 기자가 편의점 하루 운영해보니…

내년 8천350원 인상 자영업자 “버틸 재간 없다”

알바 시간 당 7천530원 주면 점주 300원 적자

“업종 차등 적용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 8천350원(10.9% 인상)을 놓고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지난 26일 기자가 광주 지역 한 편의점에서 일일 점주로 8시간을 근무했다. 사진은 기자가 진열대에 제품을 채우고 있는 모습.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 8천350원(10.9% 인상)을 놓고 후폭풍이 거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이 힘들다고 하지만, 유독 편의점 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편의점 운영하면 먹고 살 만하지 않냐’고 하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광주 지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2019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숨만 늘어간다”면서 “지금도 하루 꼬박 16시간씩 일을 하는데 내년에는 더 최악이 될 것이다”고 토로했다. 지난 26일 기자는 A씨에게 부탁해 ‘일일 점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총 8시간을 일했다.

◇편의점이 자영업 꽃?=이 편의점엔 제품을 실은 차량이 하루 3,4번 온다. 오전·오후 도시락과 냉동제품이 오고 오후에는 공산품·잡화 등이 요일에 따라 각각 다르게 들어온다. 이날 제품 중에는 최근 지속된 폭염으로 물과 음료수, 얼음컵 등이 많았다. 물건이 도착하면 제품의 개수와 상태 등을 확인한 뒤 ‘선입선출’방식으로 먼저 들어온 제품을 앞으로 오게끔 진열한다. 유통기한과 상품 폐기율을 줄이기 위해 이 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 이 작업에는 1시간 30분가량이 소모됐다. 특히 물건을 정리하는 도중에 손님이 계속 들어와 담배 등을 찾았다. 판매하랴, 물건 정리하랴 물류가 들어오는 시간대엔 몸이 하나인 게 한스러울 정도다. 저녁 시간 전에는 매장 청소를 한다. 매장 구석구석을 쓸고, 여름철 냄새가 나기 쉬운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웠다. 전자레인지와 식탁도 닦아야 한다. 물론 청소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손님들은 들어온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도 땀이 마르질 않는다. ‘편의점은 자영업의 꽃’이라는 말은 점주가 혼자 운영하는 매장에선 옛말인 셈이다.

◇알바 시급 7천530원, 점주 매일 8시간 일해도 적자=기자가 일한 편의점에서 최근 3개월 벌어드린 월별 평균 수익이 714만 원으로 본사에서 가져가는 30%(214만원)을 제외하고 실제 벌어들인 점주의 매출 이익은 500만원 정도이다. 여기에 이 매장 월 임대료는 100만 원이다. 한달 평균 전기료만 해도 최소 60만 원이다. 수도료와 상품폐기 손실비, 신용카드 수수료, 인터넷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하면 340만 원이다.

문제는 인건비다. 정상적으로 하면 평일 3명·주말 3명 모두 6명을 각각 8시간씩 아르바이트생을 돌려야 한다. 최저임금 기준으로 하루 인건비는 18만 720원이다. 주유수당과 4대 보험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 달이면 542만1천600원이다. 이러면 점주가 실제로 가져가는 금액은 -202만 1천600원 이상 적자이다.

손해를 막으려면 결국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고 점주가 몸으로 떼워야 한다. 기자처럼 점주가 매일 8시간(주 56시간) 일해도 월 -21만4천400원 적자가나 하루 약 7천 원, 시간당 300원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 편의점 점주 A씨는 수익을 내기 위해 평일 16시간(주 80시간)을 일한다. 이렇게 하면 한 달 62만 8천900원을 하루 약 2만 1천원을 번다. 시급으로 1천 310원으로 최저임금에 절반도 안 된다.

편의점 점주 A씨는 “지금도 힘든데 내년도 최저임금은 재앙이나 다름없어 상당수 점주들이 버티기 힘들 것 이다”면서 “최저임금이 올라야 하는 이유는 공감하지만, 업종별로 차등적용 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당장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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