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여름 바캉스 ‘풍속도’

붐비는 곳 피해 홈캉스·호캉스 선호

지역 호텔, 앞 다퉈 할인혜택 선봬

호텔에서의 품격 있고 여유로운 휴가를 꿈꾸는 ‘호캉스 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의 실내수영장 모습.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제공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멀리 떠나지 않고 ‘머무는 휴가’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무더운 여름 전통적인 휴가지 피서보다 호캉스(호텔)·홈캉스(집)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여름휴가에 여행을 꼭 가야 한다”는 인식은 42%로 나타났다. 휴가에 여행을 가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53.2%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휴가에 여행을 계획하지 않은 이들은 그 이유로 성수기 인파와 바가지요금에 대한 거부감(59.0%)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피곤할 것 같아서(29.9%)라는 응답도 30%에 육박했다.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에 계획이 있어서(28.2%)’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이런 트렌드 속에서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 아래 간편식품으로 끼니를 떼우며 휴가를 즐기려고 하는 이른바 ‘홈캉스족’이 늘고있다.

회사원 정 모(32) 씨는 “이번 휴가 때 최대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작정이다. 마트에서 즉석식품과 과자를 잔뜩 사 놓고 평소 좋아하는 드라마를 정주행 하려고 한다”며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시원하고 여유롭게 휴가를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휴가 풍속도로 호텔을 숙박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 아니라 휴가의 목적으로 그 자체로도 많이 찾고 있다.

임산부 이 모(33·여) 씨는 “광주의 한 호텔을 잡아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집을 떠나 기분전환을 하고 싶지만, 관광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무거운 몸으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며 “호텔은 내 집보다 더 큰 쾌적함을 제공하면서도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고 자가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호캉스를 선택한 이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의 호텔들도 저마다 할인 마케팅을 펼치며 호캉스를 즐기는 이용객들을 사로잡기에 한창이다.

라마다 호텔은 오는 31일까지 최대 30% 저렴한 가격으로 전신 마사지와 객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릴랙스 패키지’와 객실과 조식 뷔페와 사우나 휘트니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여름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홀리데이 인 호텔은 사전 예약 시 최대 30%까지 객실 예약을 할인받을 수 있는 ‘Enjoy a summer escape’ 패키지를 지난 27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진행한다.

홀리데이 인 호텔 관계자는 “7월 한 달간 호텔 예약률이 전년 대비 약 1.5% 늘었다. 매년 이맘때쯤이 되면 가족 단위나 커플 단위의 이용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아무래도 호텔이 근접성이 좋고 수영장 등 편의시설이 있어 물놀이 겸 호텔로 피서를 오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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