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육박 땡볕 열기 속 전신주 타는 사람들

한전 광주전남본부 배전운영팀 동행취재

16m 고공서 전신 방염복 착용 땀 ‘흠뻑’

“시민에 최상 전력 서비스 제공위해 노력”

지난3일 오전 10시께 광주 북구 운암동 중앙여자고등학교 옆 전신주에서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 직원 구재은(37)씨가 안전점검을 위해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 전력을 차단하는 모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지난3일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 직원 구재은(37)씨가 퓨즈 교체를 위해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 작업을 하는 모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여보세요? 한전이죠, 전기가 안 들어와요. 빨리 고쳐 주세요.”

지난 3일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주택가 골목길. 무더운 날씨에 시민들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그나마 돌아다니는 시민들은 양산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채 중무장을 한 상태였다.

이날 시민들은 햇볕을 피하려 애를 썼지만 뜨거운 태양을 향해 올라가는 사람이 있었다. 구재은(37)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 배전운영팀 근로자이다. 구 씨는 이날 광주 북구 운암동 중앙여고에서 최고기온 40도를 육박하는 땡볕에서 긴팔·바지 방염복과 안전모, 고무 재질의 보호 장갑·운동화 등을 착용하고 전신주 안전점검 작업 중이었다. 활선바켓트럭을 타고 높이 16m에 오른 구 씨의 모습은 보기에도 아찔했다. 성인 남성 두 명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의 바켓 안에서 구씨는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전력 차단 장치를 들고 중앙여고 안전점검 지원 차 전력을 차단시켰다.

30여 분 만에 지상으로 내려온 구 씨의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안전모를 벗자 머리카락에서는 머리를 감은 듯 땀이 뚝뚝 떨어졌다.

직전에 북구 건국동 한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신주 퓨즈가 끊어져 복구작업을 하고 곧바로 달려온 구씨와 한전 근로자들은 요즘 하루에 20~30건의 민원을 처리한다. 한전 근로자들은 오전 8시까지 사무실로 출근 한 뒤 8시 30분이면 전신주와 변압기 등이 설치된 현장으로 출동한다. 2인 1조로 오전·오후 근무를 하는 이들은 올 여름 기록적 폭염으로 점심시간도 없을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찜통더위에 에어컨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력이 덩달아 급증해서다. 전량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전기장치에 과부하가 걸리는 등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선에 닿은 나뭇 가지 치기, 늘어선 고압선 처리, 계량기 이상 등 업무를 처리한다.

구 씨는 “이렇게 더운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사무실에서 얼음물을 가지고 가도 근방 미지근해지기 일쑤다”면서 “그래도 전력을 다루는 일을 하는 만큼 더워서 정신이 없어도 안전을 첫 번째로 두고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근로자들의 또 다른 고충은 시민들과의 승강이다. 전력이 끊긴 시민들 일부는 5분도 채 되지 않아 ‘왜 아직도 안오냐’ 등 한전 근로자들을 다그친다.

김귀석(60)한전 광주전남지역본부 배전운영실장은 “한전 직원들이 최상의 전력서비스 제공을 위해 작업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면서 “전력이 끊기는 등 민원인들의 마음이 이해는 되지만 조금만 이해해 주신다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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