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에 쓰레기·해파리 ‘넘실’…전남 해역 ‘피멍’

시·군 정화활동에도 연간 4만톤 쓰레기 ‘속수무책’

장기 폭염에 양식장 피해 확산… 대책 마련 절실
 

지난 5일 장흥군 관산읍 한 육상양식장에서 광어 13만여 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했다. /장흥군 제공

전남 해역이 연간 4만톤이 넘는 해양쓰레기, 치솟는 수온에 적조, 해파리 출연까지 겹치며 ‘피멍’이 들고 있다.

특히 기후온난화 여파가 연안 바다의 생태계를 혼란에 빠뜨리며 해마다 어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수산피해와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고 어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의식 절실

전남 완도군에는 해양쓰레기 신속한 수거·처리를 위한 해양쓰레기 전담 수거 해양환경미화요원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청정한 해양환경 보전을 위해 지난 7월9일 해양쓰레기 전담 수거처리 해양환경미화요원 4명을 채용하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전복·해조류 양식시설이 설치된 완도에는 남해와 서해 해류 흐름의 교착 지점인 지리적 특성과 태풍·풍랑 등 자연재해로 폐어구, 폐스티로폼의 해양쓰레기가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년 늘어나는 해양쓰레기를 막기 위해 전남도를 비롯한 시·군자치단체는 지난 7월5일∼27일가지 피서철 맞이 바닷가 주변 일제청소를 실시했다.

전남지역 149개소(해수욕장 58, 해변관광지 30, 항포구 등 기타 61)를 대상으로 2천450명이 참석해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전남의 해양 쓰레기 문제는 심각하다.

전남도가 사단법인 동아시아 바다공동체 오션에 의뢰한 해양 쓰레기 발생량 조사 용역 중간 결과에 따르면 연간 쓰레기 발생량은 2만2천879톤∼4만575톤으로 추정됐다.

전남에 남아있는 쓰레기는 침적·부유량을 빼고 해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1만8천589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2015년부터 매월‘바다 청소의 날’운영, 민·관 참여 자율 정화활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민의식과 잠재돼 있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전복 먹이도 못줘요”

최근 전복을 키우는 양식장은 아예 먹이량을 대폭 줄였다. 전복의 활동성을 낮춰서라도 산소가 부족해지는 걸 막으려는 이유에서다. 양식장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은 문제는 수온이다.

적조·고수온이 발생하면 양식 어패류는 수온쇼크, 생리기능 저하, 면역력 약화, 산소 부족 등으로 피해가 나타난다.

여기에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축은 물론 수산물 양식장에서도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장흥군 관산읍 한 육상양식장에서 광어 13만여 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했다. 이 양식장은 바닷물을 육상으로 끌어와 광어를 양식하고 있으며 지난 1일부터 수온이 30~32.7도까지 치솟았다. 광어는 수온이 27도를 넘어가면 먹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폐사 가능성이 높다. 장흥의 또 다른 광어 양식장에서도 폐사가 나타나는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전남 득량만·고흥군 남부해역(거금도~나로도)에 보름달물해파리 주의경보도 발령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수온변화나 예측하기 어려운 해양 변화들은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신속한 초동 방제 및 양식장별 책임담당제 운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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